[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직설적이고 거침이 없다. 그래서 신선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누군가에겐 ‘당돌’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그 과감함이 왠지 밉지가 않다. ‘MZ대세’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유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가한 비비(BIBI·김형서)의 매력이 최근 가요계와 방송계에서 동시에 터지고 있다.
‘밤양갱 신드롬’ 비비가 돌아왔다. 올해 초 ‘밤양갱’ 신드롬 이후 9개월 만에 첫 신곡 ‘데레’를 발표했다.
비비의 풀 네임은 ‘네이키드 비비’(Naked bibi)다. 발가벗은 아기처럼 순수하고 날 것의 매력을 보고 싶다는 뜻이다. 2019년 발매한 데뷔곡 ‘비누’를 시작으로 ‘배드 새드 앤드 매드’ ‘더 위켄드’ ‘나쁜X’ 등 강렬하고 센 스타일을 주로 선보이며 ‘어둠의 아이유’라고 불린 비비. 그러던 그가 지난 2월 장기하의 손을 잡고 발매한 싱글 ‘밤양갱’이 국내 6개 음악 차트 1위를 휩쓸며 신드롬급 인기를 얻었다.
‘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이라는 달콤한 가사와 중독성있는 멜로디 덕분에 지금껏 비비가 발표한 곡 중 가장 사랑스러운 곡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4월에는 한국 여자 솔로 가수 최초로 ‘코첼라’ 무대에서 두 차례 공연을 펼치며 글로벌 영향력도 입증했다.
‘밤양갱’을 이을 새 타이틀곡은 ‘데레’는 댄서블한 비트에 비비의 묘한 보이스가 매력적인 R&B 트랙으로, 무심한 듯 신경쓰고 챙겨주는 ‘츤데레’ 성향의 사람이 겪는 사랑의 감정을 표현했다.
뉴진스의 ‘OMG’ ‘쿠키’ 등 히트곡을 작업한 프로듀서 프랭크와의 협업이 주목할 만하다. 흥분을 머금은 짜릿한 음악, 청량한 청춘의 기운, 여기에 비비의 묘한 이미지가 더해져 매력적인 트랙이 탄생했다.
‘밤양갱’이 장기하의 음악을 비비다운 스타일로 채워낸 만큼, ‘데레’도 최근 가장 핫한 프로듀서 프랭크의 트렌디한 색깔이 비비와 만나 ‘밤양갱’의 사랑스러움에 신비스러운 매력을 더한 음악이 탄생했다. 뮤직비디오도 평범하지 않다. 배우 전종서가 출연해 비비와 묘한 워맨스를 그려내 화제를 모았다. 뮤직비디오를 본 누리꾼들은 “역시 비비답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비비의 예측불가한 특성은 ‘배우 김형서’로서도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해 송중기 주연 영화 ‘화란’에서 비비는 남다른 캐릭터 해석과 표현력으로 화제를 모았고 제 76회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이어 공개된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최악의 악’에서는 마약 카르텔의 핵심으로 나서며 치명적인 매력을 과시했다.
배우로도 영역을 확장한 비비는 최근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강남 비-사이드’,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2’가 나란히 선보인 후 심상치 않은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강남 비-사이드’는 강남의 밤을 배경으로 경찰과 주류 세계에 몸담고 있던 해결사, 검사 등이 한 팀을 이뤄 블랙 커넥션을 쫓는 범죄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 중 비비는 강남 클럽의 콜걸로 일하는 재희를 연기한다. 쉽지 않은 캐릭터지만 비비만이 가진 정돈되지 않은 날 것의 매력이 돋보이며 연기 호평을 얻고 있다.
첫방송 후 시청률 10%를 훌쩍 넘긴 ‘열혈사제2’에서는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드라마는 낮에는 사제, 밤에는 천사파 보스로 활약하는 분노 조절 장애 열혈 신부 김해일(김남길)이 부산으로 떠나 국내 최고 마약 카르텔과 한판 뜨는 공조 수사극. 비비는 필모그래피 중 가장 털털하고, 코믹한 역할인 부산경찰청 마약수사대 무명팀 형사 구자영 역을 맡아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한층 넓혔다. 이에 힘입어 열혈사제2’는 SBS 금토극의 첫 방송 역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고유함과 당당함이 비비의 강점인데 이 점이 MZ세대에겐 닮고 싶은 점이자 기성세대에겐 신선함을 가져다준다”며 “워낙 솔직한 캐릭터라 생경하거나 간혹 구설에 오를 순 있지만,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여성 솔로 아티스트이자 가수 출신 배우임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