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대한축구협회(KFA) 정몽규 회장은 100분간 진행한 임원 회의에서 4선 연임 도전에 여전히 말을 아꼈다.

정 회장은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연 임원 회의에서 거취와 관련한 언급을 뚜렷하게 하지 않았다. 오전 10시에 시작한 임원 회의는 11시40분이 돼서야 끝났다. 정 회장은 밝은 미소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향한 뒤 차량에 탑승해 축구회관을 떠났다.

그의 세 번째 임기는 내년 1월21일 끝난다. 4선에 도전하려면 임기 종료 50일 전에 알려야 한다. 12월2일까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4선을 위한 심사 안건을 접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늦어도 이번 주에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정 회장은 매주 화요일 임원 회의를 연다. 이날은 4선 연임 도전과 관련해 최종적으로 입장 표명하기 전 마지막으로 연 회의여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의사 표현을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왔다.

그러나 끝까지 말을 아낀 것으로 알려졌다. KFA 한 고위 관계자는 “협회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으셨다. 주요 실무자를 격려하시는 등 평소처럼 회의에 참석하셨는데 (4선과 관련한) 특별한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회장께서 4선에 도전하실지 누구도 명확하게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번 주 내로 회장께서 직접 견해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전날 제55대 KFA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만큼 정 회장의 결심이 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허 전 이사장은 전날 출마 기자 회견에서 파주NFC 복원과 젊은 축구인의 적극적인 행정 중용, 발로 뛰는 영업맨 회장 등을 언급하며 ‘축구계 허구연’이 되겠다는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구체적인 예산 확보 등 공약 실천을 위한 세부적 로드맵이 부족했다는 시선도 있으나 대체로 축구인이 아무도 나서지 않은 상황에서 허 전 이사장의 출사표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따른다.

정 회장은 전날에도 축구계 주요 인사를 만나면서 미래를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이 정 회장의 4선 도전에 비판 목소리를 내면서 그의 가족마저 만류한다는 얘기가 나돈다. 그러나 정 회장은 늘 마지막 순간까지 고심하다가 결론을 내리는 성향이다.

그의 최후 결심은 무엇일까. KFA 회장 선거운영위원회는 내달 12일 구성한다. 후보 등록은 내달 25일부터 사흘간이다. 선거는 1월8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