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정몽규 회장 4선 도전, 그 자체로 축구계 큰 불행.”

제55대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허정무(69)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4선 연임 도전 의지를 밝힌 정몽규 현 KFA 회장을 비판했다.

허 전 이사장은 29일 입장문을 내고 “정 회장은 절차를 무시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및 철회 등 독단적이고, 불투명하며, 무책임한 협회 운영으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 요구를 받았다”면서 “만시지탄이지만, 수많은 축구인과 축구팬은 정 회장이 책임있는 모습과 자세를 보여주길 바랐다. 정반대의 결정을 내리며 또 한 번 큰 실망감과 좌절감을 안겼다”고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국민의 충심 어린 고언은 보지도, 듣지도 않겠다는 독선적이고 무책임한 경영 스타일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선대 회장님들의 업적에 누가 되지 않고 명예롭게 물러나는 최선의 길이지만, 다시한번 허탈감과 배신감만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허 전 이사장은 “정 회장이 지금 해야 할 일은 4선 도전 선언이 아니라 위법·부당한 축구협회 운영에 대한 문체부 감사결과 조치요구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재차 지지를 호소했다. 허 전 이사장은 “제가 꼭 정몽규 회장의 대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축구계에 오랫동안 몸담아 왔기에 그리 신선하고 매력적인 인물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비겁하고 비굴하게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저 역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중과부적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비록 단기필마지만 당당하고 유쾌하게 도전해 후배에게 공정하고, 자랑스러운 축구협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KFA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정 회장은 내달 2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공정위)에 연임 심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더불어 현 회장직 사퇴서도 곁들인다. 공정위 심사를 통과하면 후보 등록 기간인 25~27일 전후로 지난 임기 소회와 향후 4년간의 협회 운영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정 회장의 세 번째 임기는 내년 1월21일 끝난다. 4선에 도전하려면 임기 종료 50일 전에 알려야 한다. 그는 내달 2일 공정위에 연임 심사서는 물론, 협회에 후보자등록의사표명서를 동시에 제출할 전망이다.

정 회장은 허 전 이사장이 입장문을 낸 이날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리는 K리그 대상 시상식을 찾는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