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계엄 여파’가 K리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한국 경제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130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계엄 정국에 들어선 뒤 1400원대로 급상승했다. 10일 현재 143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혼란이 장기화할 때 환율이 150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 전망한다.

외국인 선수를 최대 6명까지 보유할 수 있는 K리그1 구단은 환율 상승을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외국인 선수는 보통 달러 기준으로 연봉 계약을 체결한다. 월급 지급일이 25일이면 당일 기준으로 환율을 적용한다. 환율이 내리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오를 경우에는 부담이 생긴다.

A구단은 외국인 선수 월급으로 약 200만달러를 지급한다. 1300원 기준이면 2억6000만원이 드는데 환율이 100원 오른 1400원으로 거래할 경우 월급이 2억8000만원으로 2000만원 상승한다. 환율이 50원만 올라도 1000만원이 더 드는 셈이다. 외국인 선수 보유 현황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인원이 많고 임금 규모가 클수록 달러 상승에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한 구단 관계자는 “보름 안으로 환율이 크게 내리지는 않을 것 같다. 아마 우리뿐 아니라 대부분의 구단이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도 “당장 이번 달만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장기화될 경우 억 단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게다가 이제 곧 겨울 이적시장이 시작된다. 각 구단은 선수 영입을 위해 이적료를 지출해야 한다. 환율 상승은 곧 이적료가 올라가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70만달러라도 1300원 기준(9억1000만원)과 1400원 기준(9억8000만원)의 차이가 크게 발생한다. 긴축 정책을 펼치는 K리그에서 7000만원은 적지 않은 돈이다. 한 에이전트는 “이적료가 적으면 큰 문제는 되지 않겠지만, 금액이 올라가면 어느 정도 변수로 작용할지도 모른다. 환율이 더 올라가면 구단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환율 상승을 통해 이득을 보는 케이스도 발생할 수 있다. 연봉을 받는 외국인 선수는 물론이고 선수를 달러 기준으로 보내는 팀은 기대 이상의 수익을 올리게 된다. 예를 들어 바이아웃 금액이 100만달러인 선수를 보내면 환율 100원 차이로 1억원이 오르내린다. 환율 상황에 K리그 구단이 촉각을 기울이는 배경이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