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고액 연봉자가 즐비한 KBO리그.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저연봉 선수들이 더 많다. KIA도 다르지 않다. 그런데 또 다른 면은 있다. 이들이 ‘독하다’는 점이다. 연봉 3000~4000만원 선수들이 자비로 미국에 갔다. 잘하고 싶어서다.
최근 KIA 선수단 가운데 미국행 얘기로 ‘핫’한 선수가 있다. 조상우와 임기영이다. 조상우는 애초 계획을 잡고 있었다. 트레이드로 일정이 조금 밀렸다. 임기영도 프리에이전트(FA) 계약 후 계획을 잡았다.
끝이 아니다. 또 있다. 정확히 말하면 이미 넘어간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김현수(24) 홍원빈(24) 이도현(19) 박건우(26)다. 모두 투수다.
이들은 이미 자비로 미국으로 넘어간 상태다. 이미 3주째다. 놀라운 점이 있다. 이들의 연봉이다. 2024시즌 김현수가 4500만원, 홍원빈이 3000만원 받았다. 이도현도 3000만원이고, 박건우는 3100만원이다.
자기 생활하기도 빡빡할 수 있다. 심지어 12월과 1월은 급여도 나오지 않는다. 잘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자기 돈을 들여서 미국으로 날아갔다.
김현수의 경우 시즌 도중 한 번 다녀왔다. 얻은 것이 많은 듯했다. KIA 퓨처스 관계자는 “김현수가 많이 좋아져서 돌아왔다. 1군에서 뛰어도 손색이 없다. 1군 투수가 워낙 좋다 보니 자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비시즌 다시 날아갔다. 더 배우고자 한다. 1군에 쟁쟁한 투수들이 많다. 그러나 한 시즌을 주전으로만 치를 수는 없는 법이다. 언젠가 기회는 온다. 왔을 때 잡아야 한다. 그래서 더 알차게 준비하기로 했다.
홍원빈-이도현-박건우는 2024시즌 1군 기록이 없다. 통산으로 봐도 박건우만 2021년 3경기 등판이 전부다. 홍원빈과 이도현은 퓨처스 기록만 있다. 이 둘은 등번호도 아직 세 자릿수다.
KIA 고위 관계자는 “연봉 3000만원 정도 되는 선수들이다. 고액 연봉자가 아니다. 그런데 완전히 자기 돈으로 미국으로 향했다. 더 잘하고 싶다고 했다. 반가운 일 아니겠나”고 말했다. 흐뭇함이 묻어났다.
KIA는 2025시즌 다시 정상을 노린다. 대신 현재 주전들이 나이가 제법 많다. 뒤를 생각하면 밑에서 올라와야 한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팀을 다시 위로 올려야 한다.
이를 위해 성장은 필수다. 아직은 ‘박봉’이지만, 돈은 문제가 되지 않는 듯하다. 독하게 준비한다. KIA도 그만큼 강해진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