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배우 송중기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드라마에선 제왕이지만, 영화만 오면 미끄러진다. 드라마에서 거둔 성과에 비해 영화에서 성적은 너무 초라하다. 흥행도 참담한데, 혹평도 이어진다.

드라마의 성과는 따라올 자가 없다. KBS2 ‘태양의 후예’(2016) tvN ‘빈센조’(2021) JTBC ‘재벌집 막내 아들’(2022) 등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의 주인공이었다. ‘태양의 후예’는 38.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까지 ‘재벌집 막내 아들’은 최고시청률 26.9%(닐슨코리오 종합편성채널 기준)까지 일궈냈다.

영화는 모두 죽을 쓰고 있다. ‘늑대소년’(2012)을 제외하곤 흥행에서 모두 실패했다. 특히 최근작 ‘화란’(2023) ‘로기완’(2024)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까지 쭉 내리막길이다. 약 100만명이 손익분기점이었던 ‘화란’은 누적관객수 26만명에 그쳤다.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은 혹평이 심했다. 손익분기점 약 300만 관객인 ‘보고타’는 개봉 후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누적관객수는 34만여명 수준이다. 일일관객수는 1만명대로 주저앉았다. 아쉽게도 흫행 실패의 흐름이다.

극과극을 오가는 그림이다. 롤러코스터 같은 결과물엔 송중기의 실험적인 도전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존에 쌓은 로맨스 주인공 이미지를 벗어나 누아르나 처절한 삶을 대변하는 인물을 맡아, 필모그래피를 넓히려는 시도를 했다는 것. 하지만 대중의 기대와 간극이 커 실패로 어이지고 있다는 평가다.

드라마는 로맨스의 주인공이자, 판타지한 이미지를 그려냈다. 분위기도 밝은 편이다. ‘태양의 후예’는 현실과 동떨어진 군 판타지가 있으며, ‘빈센조’는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라는 독특한 설정이 있다. ‘재벌집 막내 아들’은 2번의 삶을 사는 회귀물이었다. 현실적이지 않은 외형을 가진 송중기와 잘 어울린 셈이다.

반대로 송중기 출연 영화는 현실을 기반으로 한다. 분위기도 어둡다. 또 처절하다. ‘화란’에선 조직의 중간 보스였고, ‘로기완’에선 벨기에에서 터를 마련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난민이었다. ‘보고타’에선 IMF 여파로 콜롬비아로 떠난 가운데 한인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얼굴은 늘 찡그리고 있고, 가벼운 웃음조차 없다. 살벌하거나 혹은 처절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대중이 송중기에게 기대하는 건 밑바닥 인생이 아니라 판타지다. 하지만 송중기는 영화로서 갇힌 이미지를 벗어나려고 하는 것 같다. 잘생긴 외형을 벗어나 무거운 주제의 작품을 택하고 있다”면서 “결과가 아쉬운 건 본인이 하고 싶은 욕망과 실제 대중이 원하는 이미지 사이에 균열이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