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누군가를 찾기 위해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면, 그 선택은 얼마나 무거울까?”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속 경찰 황준호(위하준 분)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온몸으로 탐구하는 캐릭터다.
시즌 1에서 준호는 형이 갑작스럽게 사라진 뒤, 그의 행방을 쫓기 위해 목숨을 건 여정을 시작한다. 단서를 좇아 비밀리에 ‘오징어게임’이 벌어지는 섬에 잠입한 그는 그곳에서 펼쳐지는 잔혹한 게임의 실체를 파헤치며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생사를 넘나드는 위기 속에서도 형을 찾겠다는 그의 목표는 흔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진실을 향한 그의 여정은 쉽지 않다. 섬에서 끔찍한 비밀을 마주한 준호는 도망치려다 게임의 관리자들에게 발각된다. 결국 형제애라는 동력은 총성으로 얼룩진다.
그는 형의 배신과 동시에 총에 맞아 바다로 떨어지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다. 시즌1의 결말은 준호의 생사 여부를 알 수 없는 채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그러나 준호는 시즌2에서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온다. 죽음의 문턱을 넘은 그는 이제 단순히 형을 찾는 동생의 역할을 넘어선다. 준호의 형제애는 이제 정의를 실현하려는 강렬한 의지로 바뀌었고 준호는 이 거대한 부조리에 맞서 싸우는 인물이 된다.
최근 스포츠서울과 만난 배우 위하준은 “형에게 총을 맞고 바다에 떨어진 이후 피폐해진 모습과 교통경찰로 일하면서도 게임 장소를 계속 수색해 가는 과정 그리고 거기서 느끼는 감정을 압축적으로 담아내는 게 목표였다. 체중을 감량했고, 수염을 길렀다”고 밝혔다.
위하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즌 2에서 황준호는 여전히 이야기의 중심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시즌 초반에는 준호의 복귀와 그의 여정이 주목받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그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며 이야기의 주요 사건에서 멀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준호가 게임이 열리는 섬을 찾아 바다를 헤매는 장면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도시어부 같다”는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위하준은 이러한 반응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재밌는 반응이다. 시즌 2에서 준호는 게임장 내부 대신 외부에서 진실에 접근하며, 과정 자체가 서사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시청자들이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이해한다. 준호의 이야기가 더 큰 그림의 일부라는 점을 염두에 두시면, 시즌 3에서 더 많은 답을 얻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오징어 게임’에서 위하준은 분명 조연으로 출발했지만 그가 만들어낸 황준호는 단순한 서브 캐릭터 이상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시즌 1에서 형을 찾기 위해 목숨을 건 그의 여정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위하준에게도 배우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위하준은 “준호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저 자신도 성장했다고 느꼈다. 캐릭터의 고통과 갈등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더 깊어지고, 배우로서의 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 이런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스태프들, 그리고 언제나 응원해 주신 팬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