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천군만마 이상이다. 지휘봉을 잡고 팀을 끌어봤다. 바뀐 선수는 있지만, 선수단 문화가 완전히 바뀌었다고는 하기 어렵다. 체질개선을 위한 ‘킥’을 알고 있으니, 변화를 기대할 만하다. 7년 만에 고향팀으로 돌아온 롯데 조원우 수석코치 얘기다.

조 수석코치는 감독으로 롯데의 마지막 포스트시즌(2017년 준플레이오프)을 이끈 주인공이다. 2018년 10월 경질됐고, 이후 SK 퓨처스감독으로 자리를 옮겼고, 2022년 수석코치로 SSG 창단 첫 우승을 견인했다. 조용하고 따뜻하면서도 묵직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이끄는 지도자다.

선수들의 특성을 잘 파악하는 것도 조 수석코치의 강점이지만, 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꿰뚫어보는 혜안이 있다.

2017년 준플레이오프 직행에도 상위 스테이지 진출에 실패한 조 감독은 프리에이전트(FA) 권리를 얻은 강민호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강민호는 삼성으로 떠났고, 민병헌 등 외부 FA를 수혈했지만 아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유가 있다. 롯데 팀 특성상 공격보다는 수비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2017년 앤디 번즈를 영입한 뒤 팀 짜임새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당시 수장이던 조 수석코치는 “우리 팀은 수비, 특히 내야가 안정돼야 짜임새가 생긴다. (이)대호가 돌아와 타선 중심을 잡아주고, 안방을 (강)민호가 지켜주니 내야진만 제 몫을 해주면 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롯데는 시즌 80승(2무62패)을 따내 3위로 준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다. NC의 기세에 눌려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팀 평균자책점(ERA) 3위(4.56)으로 짜임새있는 팀으로 거듭났다.

조 수석코치는 “아슬아슬한 타구가 안타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아웃’이라고 생각한 타구를 뒤로 흘리거나, 컷오프 플레이 실수로 내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빼앗기면 투수들이 힘이 빠진다. 번즈가 합류하면서 내야에서 중심을 딱 잡아주니 전체적으로 집중력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팀을 떠난지 7년이 지났지만, 롯데의 아킬레스는 치유되지 않았다. 노진혁 박승욱 이학주(방출) 등을 릴레이 영입했고, 고승민을 2루수로 다시 불러들이고, 전민재를 트레이드로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분위기를 타면 걷잡을 수없이 타오르는 팀 컬러는 결국 수비를 불쏘시개로 써야한다.

감독과 코치, 코치진과 선수단간 조율 역할을 하는 게 수석코치 자리다. ‘최상의 팀 분위기 조성’에 필요한 ‘킥’이 무엇인지 꿰뚫고 있는 조 수석코치의 귀환은 그래서 롯데의 ‘한수’로 보인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