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무려 23년 만의 토크쇼에 출연했다. 웹예능은 물론 브이로그까지 직접 찍었다. 사적인 모습을 꽁꽁 감췄던 배우 송혜교가 신비주의를 완전히 벗었다. 유쾌한 말도 종종 풀어냈고, 곱창과 소맥처럼 소탈한(?) 음식을 먹기도 했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검은 수녀들’ 홍보 목적으로 진행된 프로젝트인데, 효과는 엄청났다.

워낙 어린 나이에 데뷔해 비교적 무명 생활 없이 곧 톱스타 반열에 오른 송혜교다. 작품은 나오기만 하면 대박이 터졌다. KBS2 ‘가을동화’ MBC ‘호텔리어’ SBS ‘올인’ KBS2 ‘그들이 사는 세상’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등 대부분 작품이 신드롬을 일으켰다. 빛이 밝으면 그림자도 짙은 법, 덕분에 안티도 적지 않았다. 송혜교 머리에 씐 왕관의 무게는 무거웠을 수밖에 없다.

최근 행보에선 안티가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송혜교를 응원하고 있다. 일종의 워너비 현상도 일어난다. tvN ‘유퀴즈 온 더 블럭’과 웹예능 ‘요정 재형’에서 반응이 특히 뜨겁다.

송혜교는 지난 21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홍보 방향이 많이 바뀐 것 같다. 예전에는 감추는 게 더 좋아 보였었는데, 요즘에는 잘 꺼내놓는 게 주효한 것 같다. 이제는 나이도 먹었고,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편안하게 잘 대화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세호씨나 재석이 오빠가 편하게 잘해주신 것도 있고, 민경이도 가까운 사람이 제안해준 거라 믿고 잘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좋은 반응이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단순히 주위의 재능에 의존하기엔 송혜교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이 많다. 댓글을 보지 않는다고 밝힌 송혜교는 실감하지 못한다고 했지만, 확연히 달라진 공기를 느낄 수 있다. 토크쇼에서 보여준 송혜교의 진정성과 ‘좋은 어른’ ‘좋은 사람’의 이미지가 전달돼서다.

“안티가 정말 사라졌나요? 여전히 많을걸요? 좋게 봐주신다니 감사하네요. 신인 때만 해도 항상 주변 사람과 남의 시선을 신경 쓰면서 살았어요. 저를 첫 번째로 두고 산 적이 없었어요. 어느 순간부터 ‘나부터 살아보자’는 마음을 먹었어요. 크게 바뀐 건 없지만, 조금씩 제 삶이 달라지더라고요. 제가 더 행복해지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주위에 더 많이 주게 됐어요. 그런 점을 좋게 봐주신 것 같네요.”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