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노래 잘 부르는 아이’…차세대 K-뮤지컬 대표 배우로 ‘우뚝’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배우 겸 크로스오버 그룹 ‘레떼아모르’ 멤버 김성식의 이름 석 자 앞엔 ‘꿀성대’ 등 목소리 관련 수식어가 항상 붙는다. 부르는 곡마다 마치 사연을 읊듯 감미로운 보이스로 메시지를 전하기 때문. 무대 위 수많은 배우 중 한 명에서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게 해준 김성식이 가진 특별한 재능이다. 하지만 단순 희망 사항이 아닌 진정한 꿈을 찾았기에 지금 이 자리에 있다.

김성식의 타고난 목소리와 노래 실력은 부모님에게 물려받았다. 특히 아버지의 목소리를 똑 닮았다면서 “노래는 조기교육 받은 느낌”이라고 했다.

문방구 단골 ‘꼬마’는 동네에서 소문난 ‘노래 잘하는 아이’로 성장했다. 그는 “매달 유행가요 모음 카세트테이프를 사서 가사집을 보며 따라 불렀다”며 “노래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 장기자랑마다 늘 노래 불렀다. 고등학생 땐 축제 노래자랑에서 1등도 했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학창 시절 드라마 ‘낭랑 18세’를 보며 영화배우를 꿈꿨다. 돌이켜보면 동요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가사처럼 브라운관 속 다양한 인물들을 동경했던 건 맞다. 하지만 그 단계를 넘어 다채로운 역할을 소화해내는 인물이 되고 싶단 생각이 더 컸다.

수능을 4개월 앞둔 시점, 고등학교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연극영화과 입시를 준비했다. 결과는 낙방이었고, 다음 목적지를 찾기 위해 논산 가는 기차에 올라탔다.

◇ 노래 부르며 텀블링 한 수험생…간절한 마음 전했는데 ‘시선 강탈’

군대는 갈팡질팡한 그의 인생을 바꾼 장소였다. 연영과 입시 맛을 본 탓일까. 당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를 통해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또래들을 보면서 그가 진심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깨달았다.

전역하자마자 다시 실용음악학원부터 등록했다. 그런데 노래 부르는 것에만 흥미 있을 뿐, 화성학과 같은 이론에는 도통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때 대학에서 연출을 전공하던 지인의 초대로 뮤지컬 ‘렌트’를 접했다. 그의 인생 첫 뮤지컬이었다. ‘노래하는 배우’가 주인공인 뮤지컬은 그를 매료시켰다.

다시 연영과 입시생이 된 김성식은 “태권도·합기도·복싱 등 검은 띠를 따본 적 없는 ‘작심 3일’의 호기심 많은 아이였다. 외동아들이다 보니 하고 싶은 건 부모님께서 모두 지원해주셨다”면서 “그런데 유일하게 그만두지 않은 게 연기였다. 잘할 수 있는 게 연기밖에 없단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간절했던 준비 과정을 거쳐 동국대 연극학부에 당당히 합격했다. 합격 비결 중 하나가 아크로바틱이 아니었을까. 그는 “2차에서 ‘지킬 앤 하이드-지금 이 순간’과 ‘엘리자벳-밀크’를 불렀다. 밀크에선 텀블링하면서 불렀다”며 반드시 붙어야겠단 의지를 제대로 보여줬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학부에서 진행하는 모든 활동에 참석했고, 좋은 성적도 유지했다. 누구보다 충실히 학교생활을 하던 중 오디션을 통해 ‘레베카’ 앙상블에 합류했다.

앙상블로 시작해 드라마·영화·예능 프로그램까지 영역을 넓혀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그리고 지금, 한 작품을 이끌어가는 무대 중심에 섰다.

김성식은 “무대에 서는 지금의 내가 너무 좋다. 노래 부르며 연기하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 감사하다”며 “내가 사랑하고,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더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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