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나서는 정몽규 현 회장이 새로운 선거운영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다행으로 생각한다”면서 “선거 지연을 위한 허위사실 주장, 비방을 중단하고 모든 후보가 협회 정관을 존중하며 경선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애초 회장 선거는 지난달 8일 예정됐다. 그러나 선거 전날 허정무 후보가 낸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선거운영위는 지난달 23일 선거를 시행하려고 했지만 허정무, 신문선 후보가 공정성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하면서 선거운영위원이 총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결국 축구협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출신 인사 3명과 더불어 법조인 3명, 언론이 3명, 학계 2명 등 외부인으로만 11명을 채운 새 선거운영위원회를 내놨다. 법조인 1명은 타 종목 관계자인데 협회 규정상 ‘체육계 내부인’으로 해석하나 사실상 외부인과 다름없다. 이들은 3일 1차 회의를 통해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출신인 박영수 위원을 위원장으로 선임한 가운데 오는 26일 선거를 시행하기로 확정했다.

정 회장은 4일 “늦었지만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를 위한 새로운 선거운영위원회가 구성되고, 선거 일정이 확정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박영수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께서 어려운 상황에도 위원장 중책을 맡아주신 데 깊이 감사드리며, 새로운 선거운영위가 법원에서 제기한 절차 하자를 보완해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공정한 선거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또 ”선거가 지연되며 당락을 떠나 협회의 중요한 일에 차질이 발생한 데 현 협회장이자 후보로 안타까운 마음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한국 축구가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고 협회가 정상화하도록 선거지연을 위한 허위사실 주장, 비방을 중단하고 모든 후보가 협회의 정관을 존중하며 경선에 임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앞으로도 변함없이 축구인을 찾아가 현장 목소리를 경청하고 소통하며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정책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며, 정관과 관련 규정을 준수하며 선거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협회가 이번 선거를 후보 등록부터 다시 시행하는 ‘재선거’가 아닌 ‘선거의 재개’로 해석한 가운데 허정무 후보와 신문선 후보도 입장을 내놨다. 가처분 인용으로 화제를 모은 허 후보는 “지난번 선거운영위의 위법·불공정한 선거 운영으로 (축구협회에) 행정 공백이 발생했다”면서 “특정 후보를 위하는 선거 운영이 아닌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 운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 후보는 “(선거운영위의) 후보 측 캠프와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환영한다”고 했다.

다만 이들은 선거인단 194명을 정관상 상한으로 정해진 300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선거인단 중 68표를 차지하는 대의원과 임원이 정 회장 지지 세력이라고 주장하며 직능별 인원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선거인단 수는 규정에 어긋나는 부분이 아니어서 선거운영위에서 두 후보의 주장을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