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희극 ‘부(富)의 신’ 모티브로 풀어낸 창극…14~15일 서울남산국악당 공연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전통예술 ‘우리소리 바라지 창극 ‘돈의 신:神’’이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고발한다. 모든 인간의 삶은 왜 공평하지 않은지에 대한 의문점을 한국 전통의 해학과 풍자로 풀어낸다.

우리소리 바라지 조성재 대표는 11일 서울 중구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17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기자간담회를 통해 작품 속 인물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소개했다.

‘우리소리 바라지 창극 ‘돈의 신:神’’은 그리스 희극 ‘부(富)의 신’을 모티브로 우리의 전통연희극으로 풀어낸 창극이다. 평생 가난으로 굶주리다 외로운 죽음을 맞은 ‘박대출’이 진도 ‘다시래기(중요무형문화재 제81호)’로 되살아나, 신들의 벌로 눈먼 ‘부의 신’를 깨우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작품은 감히 신에게 신문고를 울린 ‘박대출’을 통해 ▲가난과 부의 문제 ▲부의 불균형 ▲돈의 불공정성 등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부조리를 파헤친다.

조성재 대표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박대출’은 ‘부의 신’에게 묻는다. 왜 가난한 사람에게 돈을 내리지 않고, 부당한 사람들에게 부를 축적하게 하는지. 신에게 ‘힘드니까 나와’라고 소리친다. 그런데 신은 눈이 멀었다며 이를 회피하려 한다. 그렇다면 눈을 뜨게 하면 되겠다면서 그를 연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품은 ‘살아서도 대출, 죽어서도 대출’인 ‘박대출’의 목소리로 돈에 둘러싸인 삶을 얘기한다”며 “‘부의 신’과 우리나라 고전 그리고 진도 다시래기 등에서도 나오는 맹인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전통음악에서도 나오는 신봉사가 눈을 뜨듯, 다시래기 거사에서 앞 못 보는 맹인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개방형 멀티 형식으로 구성된 작품 속 모든 연주자는 무대와 연주석을 넘나들며 배우·악사·소리꾼·춤꾼 등 멀티코러스로 참여한다. 이들은 ‘부의 신’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그를 연행하며 ‘박대출’의 억울함을 대변한다.

더불어 각 지역 굿과 한국 전통음악이 가진 특유의 가락으로 인간의 난제를 역설적인 웃음과 한국적 해학으로 유쾌하게 풀이한다.

한편, ‘우리소리 바라지 창극 ‘돈의 신:神’’이 오는 14~15일 서울 중구 서울남산국악당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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