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선물한 ‘이름’ 딸에게 담아…한국의 디즈니 같은 뮤지컬 제작 목표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배우 정동화를 보면 만개한 꽃처럼 주변이 화사하다. 상대방까지 따라 웃게 하는 미소를 지어 주위도 밝다. 그는 사람을 끌어모으는 매력이 있어 천생 배우다.

정동화는 가명이다. 예술가를 꿈꾸며 좀 특별한 이름을 갖고 싶었는데, 마치 본명인 듯 어렸을 때부터 ‘동화’라는 이름에 끌렸다고 한다.

‘동화’는 불현듯 떠올랐다. 배우의 꿈을 품고 춘천에서 서울로 유학 와 반지하에 살았던 정동화는 창문을 열면 땅밖에 안 보이는 방에서 밖을 멍하니 쳐다보다 ‘정’과 ‘동’이 떠올랐다. 그리고 ‘동화’가 입에 착 붙었다. 그때부터 배우 활동명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동화의 ‘화’는 꽃 화(花)에서 따왔다. 정동화로 불린 이후부터 그의 삶은 봄날 꽃잎들이 사방으로 흩날려 장관을 연출하듯 활동 영역이 점점 넓어졌다. 연극과 뮤지컬은 물론 영화, 음반, 콘서트 등 예술인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이뤄내고 있다.

특히 ‘정동화의 레드카펫 토크 콘서트(이하 레드카펫)’는 그의 능력을 비롯해 평소 인간성까지 엿볼 수 있었다. 공연 기획부터 캐스팅, 제작·진행까지 직접 소화한 것도 대단한데, 송원근·김찬호·조형균·고은성·윤소호 등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을 모두 섭외한 것. 정동화의 요청에 배우들은 한걸음에 달려와 무대를 빛냈다.

정동화는 “배우들 덕분에 배우 생활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친해도 어떻게 보면 일이고, 가까운 사이지만 무리일 수도 있다. 또는 무대에서의 배우 말고 본연의 모습을 보이는 걸 부끄러워할 수도 있다. 하지만 ‘너니까 함께 해줬다’고 했을 때 고맙고 행복했다”고 전했다.

올해 레드카펫은 오는 4~5월 사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이름은 인생의 가이드라인으로 자리했다. 정동화는 “이름이 참 중요하다. ‘꽃’으로 불리기 때문에 좋지 못한 언행이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안 된다. ‘동화’는 수호천사처럼 나를 지켜주는 팬들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름 앞에 붙는 ‘꽃’은 실제 딸의 이름 ‘김플라워’에 담았다. 정동화는 “팬들이 딸 이름을 지어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 가족에게까지도 선물을 줬다”면서 “팬들을 ‘벗꽃’이라고 부른다. 받은 사랑을 보답하고 싶은 내 삶의 동반자들이다. ‘벗꽃’을 떼고 가족을 얘기할 수 없다. 정동화를 만들어준 가족이다. 인생에 있어 큰 영향을 주고 공연장에도 와주니 계속 배우로서 살아갈 수 있다. 늘 감사한 마음이다. 부끄럽지 않고, 나도 힘 되는 삶을 응원하면서 그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인사했다.

아직도 성장 중이라는 정동화는 어린이·가족뮤지컬 제작자로의 꿈을 가지고 있다. 그는 “아이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부모가 재밌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퀄리티가 좋아야 한다”며 “단순한 어린이뮤지컬이 아닌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한국의 디즈니 같은 뮤지컬을 만드는 게 목표다”고 했다.

이와 함께 후배 양성에도 나설 계획이다. 정동화는 “인생에서 배우는 정동화의 삶과 같다. 하지만 무대라는 매직(마법)에서 캐릭터 범위를 떠나 실질적으로 나이 제약이 있다. 언제까지 배우 할 수 있을지 몰라 미래 방향을 고민한다”면서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곤 배우 관련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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