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예고된 2025시즌 K리그1 ‘신 라이벌’ FC서울과 FC안양의 신경전이 시작됐다.

안양은 과거 안양LG 치타스가 연고지를 서울로 옮겨 FC서울로 거듭난 뒤 시민이 자발적으로 창단 운동에 나서 탄생한 시민구단이다. 지난 2013년 창단, K리그2에 참가했다. 그리고 지난해 꿈에 그리던 1부 승격에 성공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빅클럽’ 서울과 안양이 마침내 K리그1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서로를 향한 양 팀 팬의 감정이 좋을 리 없다. 선수단 수장 역시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 김기동 감독과 안양 유병훈 감독은 13일 서울 홍은동에 있는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묘한 신경전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공교롭게도 미디어데이 무대에서 양 팀 감독, 선수는 좌우로 멀리 떨어져 앉았다.

안양과 관련해 말을 아끼던 김 감독은 이날 행사 전 취재진과 만나 “(연고지 더비와) 관련해 안양이 얘기하는 걸 봤다. 내가 알고 있는 상식과 조금 다르다”며 “FC서울이 안양에서 서울로 온 과정을 봤다. 너무 비하하더라.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포항도 대구가 연고지였고, 울산도 강원이 연고지였던 때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데이 본 행사에서도 자연스럽게 양 팀 수장에게 ‘연고지 더비’ 얘기가 나왔다. 김 감독은 “우리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승리해야 하는 팀이다. 팬의 감정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특정 팀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다 모든 팀에 포커스를 맞춰야 원하는 목표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 감독은 “(서울과 경기를) 냉정하게 해야 한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안다”면서 “안양의 창단 계기는 2004년 2월2일 안양LG가 연고지를 옮기면서다. 2013년 2월2일 창단해 K리그2에 참가했다. 그리고 11년 만에 K리그1 무대에 왔다. 각오보다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김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재차 마이크를 들었다. 그는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연고 이전이 아니고 복귀로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다. 프로축구연맹에서 정리해서 밝히는 게 먼저”라고 받아쳤다. 김 감독의 발언에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서울 팬은 환호했다. 안양 팬은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서울과 안양은 오는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라운드 맞대결한다. 승부를 앞두고 벌써 양 팀은 장외전을 벌이는 분위기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