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도돌이표’다.

다시 한번 축구계 ‘잔디 이슈’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3일 FC서울과 김천 상무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3라운드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양 팀의 맞대결은 공방 끝에 득점 없이 무승부로 끝났다.

결과보다 잔디가 관심을 얻었다. 서울 공격수 린가드는 방향을 전환하다 잔디에 걸려 넘어져 발목 통증을 호소했다. 그가 넘어져 고통을 호소하는 사이 동료는 올라온 잔디를 밟아 원상복구 했다. 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킥한 뒤 땅을 쳐다보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왔다.

경기 후 양 팀 수장도 잔디 문제에 쓴소리했다. 서울 김기동 감독은 “잔디 뿌리가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일찍) 경기하니 너무 파여 선수가 기량 발휘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천 정정용 감독도 “경기장 환경에 의해서 변칙적으로 갈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K리그의 잔디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전북 현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ACL2) 시드니FC(호주)와 8강 1차전을 앞두고 AFC로부터 잔디 문제를 지적받으면서 기존 안방인 전주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홈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지난시즌엔 울산HD와 광주FC가 잔디 문제로 홈 경기장을 바꿔야 했다.

게다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2연전(오만·요르단전)도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아닌 고양종합운동장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다.

프로축구연맹은 이번시즌부터 그라운드 환경이 불량할 경우 홈·원정 경기장을 바꾸거나 홈팀에 제3 지역에서 경기를 열도록 조치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2월 이상 기후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2월은 영하로 내려간 일수가 없었던 반면 올해는 15일”이라고 말하면서 “해당 조치는 경기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릴 때 가능하다. 지금은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이를 정량적 수치로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결국 잔디 문제의 해답은 ‘투자’와 ‘시간’에 있다는 게 복수 견해다. K리그 구단 한 고위 관계자는 “유럽이나 일본 주요 경기장만 봐도 잔디에 열선이나 냉온수기가 깔아 관리한다. 비용은 들지만 결국 투자하지 않으면 절대 축구계에 잔디 문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한국 축구 성지로 불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부터 엉망인데 무슨 할말이 있느냐. 프로연맹과 서울시가 다각도로 협의해야할 문제”라고 했다.

프로축구연맹이 손 놓고 있는 건 아니다. 지난해부터 전원 천연잔디 전문가로 구성한 시설개선그룹(FDG)을 꾸려 대응책을 구상 중이다. 여기에 피치 어시스트팀을 꾸렸다. 골프장 잔디를 관리하던 잔디전문가가 어시스트팀 실무를 전담한다. 잔디 문제는 무더운 여름 또 불거질 수 있다. 실질적인 대책이 없다면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