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구위는 확실하다. ‘현란한 6피치’가 돋보였다. 그러나 완벽하지는 않았다. 잘하다 갑자기 흔들린 감이 있다. 삼성 새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29) 얘기다.

후라도는 2023~2024년 키움 에이스로 활약했다. 2024시즌 후 키움이 보류권을 풀었다. 삼성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 후라도 마음을 잡았다. 데니 레예스와 함께 확실한 외국인 원투펀치 역할을 기대한다.

스프링캠프부터 좋았다. 평가전을 지켜본 다른 팀 관계자까지도 “요령이 있다. KBO리그 타자들을 상대할 줄 안다. 확실히 다르다”며 혀를 내둘렀다.

10일 시범경기 첫 등판에 나섰다. 결과는 3.2이닝 5안타 2볼넷 5삼진 3실점이다. 3회까지는 완벽에 가까웠다. 4회 볼넷 2개와 3루타를 맞으며 2실점 했다. 이어 올라온 황동재가 승계주자 실점을 허용하며 최종 3실점으로 마쳤다.

속구(13개)와 투심(17개), 체인지업(19개)과 커브(11개), 슬라이더(5개)와 커터(3개)까지 구사했다. 현란했다. 밖으로 휘어나가고, 오다가 떨어지고, 안으로 파고들었다. 두산 타자들이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3회까지는 그랬다. 4회가 문제다. 뭔가 엉켰다. 2스트라이크를 잡아놓고도 승부가 안 되는 모양새. 두산 타자들이 볼을 골라내거나, 커트하며 버텼다. 어쩔 수 없이 스트라이크 존으로 속구를 던졌다가 3루타를 맞는 장면도 나왔다.

등판 후 포수 강민호와 길게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강민호가 장난스럽게 후라도의 멱살을 잡기도 했다. 배터리 호흡이 오롯이 맞지 않았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KBO리그는 익숙하다. 대신 삼성에서는 첫 시즌이다. 포수와 계속 맞춰봐야 한다. 처음이기에 그럴 수 있다. 다음에도 이러면 곤란하다. 볼 배합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경기 중 또 어떻게 바꿀 것인지 등에 대한 논의를 깊게 할 필요가 있다.

박진만 감독은 좋은 평가를 남겼다. “구위 좋더라. 확실히 캠프 때보다는 많이 끌어올렸다. 제구도 점차 좋아질 것이다. 개막에 맞춰서 잘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4회에는 뭔가 본인이 원하는 코스로 공이 잘 안 들어간 것 같다. 밸런스를 계속 잡아갈 것이다. 순간적으로 커맨드가 안 되지 않았나 싶다. 능력 있는 선수다. 던지면서 점점 좋아질 것이다. 어제는 구위 위주로 봤다”고 강조했다.

시즌 막판 부상을 당하기는 했지만, 코너 시볼드도 2024시즌 빼어난 모습을 보였다. 그런 코너를 포기하고 데려온 선수다. 삼성으로서는 무조건 잘해줘야 한다. 첫 등판 4회초를 잘 곱씹어봐야 한다. 강민호를 비롯한 포수진도 마찬가지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