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대본 수정 중…일 년 내 출판·지방 공연 목표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연극 ‘꽃의 비밀’ 연출 장진 감독이 현재 공연 중인 작품에 대해 ‘미완성’이라고 말해 관객들의 궁금증을 유발했다. 여전히 수정 작업 중이라는 대본을 일 년 내 완성해 무대를 넓히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장진 연출은 12일 서울 종로구 링크아트센터 벅스홀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수다데이’에서 한 관객의 대본 공유 요청에 “출판되지 않았을 땐 미완의 작품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개막한 ‘꽃의 비밀’은 축구에 빠져 집안일을 소홀히 하던 가부장적인 남편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코미디극이다. 장진 연출만의 특유의 웃음 포인트로 120분간 폭소를 터뜨린다.

이날 한 관객은 자신이 속한 독서 모임에서 대본을 연구하고 싶다며 대본 공유를 요청했다. 그러자 장진 연출은 “계속 (대본) 수정 작업 중”이라며 “작가 입장에서는 대본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외부에 나가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다. 일 년 안에 반드시 완성본을 내서 출판과 동시에 다른 분들도 낭독하고 지방 공연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꽃의 비밀’은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장진 연출은 “작품의 대본을 쓴 후 내가 왜 쓰게 됐느냐며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10년 전 운이 좋아, 좋은 배우들과 스태프, 특히 지금 함께하고 있는 파크컴퍼니가 큰 힘이 돼주면서 첫 공연을 올렸다”고 전했다.

장진 연출은 남배우들에 특화된 대학로의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그는 “당시 대학로 추세가 대부분 여성 관객이 많았다. 왠지 여성팬들이 많은 남자 배우들의 기획·상업연극이 주를 이뤘다. 여자 캐릭터가 주인공인 ‘꽃의 비밀’이 트라이아웃 없이 두 달 공연에 무리가 있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관객 동원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는 사치였다. 개막 2주 만에 흥행궤도에 올라섰다.

그는 “다행히 2주 만에 관객들의 입소문과 리뷰의 힘으로 두 달 공연을 잘 끝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잘 되고 있다”며 “절대적으로 관객 연령층이 넓다. 아드님, 따님들이 공연을 보고 어머니와 아버지를 모시고 티켓을 구매한다. 마치 효도상품이 된 것”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탈리아 북서부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주부들이 기상천외한 작전을 펼쳐 웃음과 감동을 전하는 ‘꽃의 비밀’은 오는 5월11일 서울 종로구 링크아트센터 벅스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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