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경호 기자] 제목만 보면 정치 영화로 속을 법하다. 절대 아니다. 마약을 매개로 펼쳐지는 범죄 영화다. 마약판을 두고 벌어지는 강렬한 음모와 다툼이 극장가를 엄습한다. 바로 ‘야당’이다.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과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 영화다.

황병국 감독은 13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야당’ 제작보고회에서 “야당은 정치권에서 사용되는 단어는 아니고 마약판에서 사옹되는 은어다. 원래 야당이라는 말은 소매치기 판에서 사용되는 단어였다”며 “자기 구역에 들어온 다른 소매치기 일당을 제거하기 위해 신고했는데, 니 편 내 편을 나누는 여당 야당이라는 말이 사용되었고 그 말이 마약계로 넘어왔다. 야당은 수사기관에 정보를 넘겨주고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는 일종의 브로커 개념이다”라고 설명했다.

신선한 소재를 영화의 주제로 채택한 황병국 감독은 “2021년경 기사 하나를 받았다. 기사의 내용은 검찰청에 매일 아침마다 마약 사범들이 와서 정보를 교환한다는 기사였다. 그 기사에 적힌 야당이라는 인물이 합법같기도 불법같기도한 경계선에 있었다. 그런 인물을 영화적으로 그리면 재밌을 것 같아서 구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마약범의 정보를 국가 수사기관에 팔아넘기는 마약판 브로커 야당 이강수 역할은 강하늘이 맡았다. 평소 해맑은 얼굴 대신 샤프하고 짙은 얼굴로 스크린을 찾는다.

강하늘은 “처음에 제목을 보고 정치 얘기인가 싶었는데 대본을 보니 아니었다. 대본의 짜임새가 계속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며 출연 계기를 밝혔다.

유해진과 박해준은 주제의 신선함을 꼽으며 “자칫하면 뻔한 영화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고, 신선함에 많이 끌렸다. 대본을 봤을 때 끝까지 순식간에 읽었다”고 말했다.

영화의 주제인 마약에 대해 설명하던 황병국 감독은 “자료 조사차 마약 치료 센터를 간 적이 있었는데 충격을 받았다. 20대 마약 투약자가 너무 투약을 많이 해서 IQ가 65가 됐다. 그래서 군대도 면제 받고 인터뷰할 때 전화가 왔는데 본인 전화도 찾지 못했다. 마약의 위험성이나 심각성을 유지하되 영화를 보는 내내 숨 쉴 틈 없이 몰입 하고 영화가 끝나면 통쾌한 감정이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선과 악의 경계선에서 살아가는 인물을 연기한 강하늘은 “선한 사람이 어떤 상황을 돌파하고 나아갈 때 느껴지는 정의감이 아니라 야망이 많은 인물이 상황을 뚫고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너무 선하거나 악랄하지도 않게 중간 지점을 상의하면서 촬영했다”고 털어놨다.

3월 ‘스트리밍’ 개봉에 이어 4월 ‘야당’까지 두 작품을 선보이는 강하늘은 “영화의 개봉 시기나 여부는 연기자 입장에서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정말 우연치 않게 이렇게 됐다. 너무 영광스럽고, 많은 분들이 고민해 주신 개봉 시점이다 보니까 두 작품 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면 좋겠다. 부끄럽지 않고 싶다라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계 가뭄 속 부담감에 대한 질문에는 “내가 나온다고 해서 가뭄이 해소되고 이런 걸 생각하지도 않고 바라지도 않는다. 좋은 작품을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은 누구나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그게 한국 영화이었으면 좋겠고 그리고 우리 영화라면 훨씬 더 좋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야당’은 내달 23일 개봉한다. park554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