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또 가짜 열애설이다.
KBS가 방송인 전현무와 아나운서 홍주연의 열애설을 반복적으로 예능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열애설은 방송 안에서 수 차례 거론되더니, 이번에는 ‘1박2일’에도 등장했다.
16일 방송된 ‘1박2일’에서 멤버들이 KBS 방송국 곳곳을 탐방하는 미션을 수행하던 중, KBS 아나운서실을 찾은 가수 딘딘이 홍주연에게 “왜 아무도 반박하지 않느냐?”며 열애설을 직접 언급했다.
홍주연은 “제가 뭐라고 또 반박을 하느냐”고 답했고, 딘딘은 “강경 대응할 것 같은데 안하더라”고 열애설 언급을 이어갔다. 이에 홍주연은 전현무와의 소위 ‘가짜 결혼설’을 가리키며 “3월도 아니고 5월도 아니다”라고 해명한 뒤, 전현무와의 사적인 연락도 “안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전현무, 홍주연의 ‘가짜 열애설’은 KBS에서 하나의 ‘예능 코드’처럼 소비되고 있다. 문제는 당사자들이 인정한 적 없는 ‘가짜 열애설’이 방송 전파를 타고 재생산되며, 시청자들에게 불필요한 혼란을 유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열애설이 방송에서 반복적으로 다뤄지며 일부 시청자에게는 마치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방송에서 꾸준히 언급될 경우, 대중이 이를 기정사실화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KBS가 시청률을 위해 무책임한 편집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홍주연은 열애설을 인정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공개적으로 부담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KBS1 ‘TV쇼 진품명품’ 첫 여성 MC로 발탁된 홍주연은 프로그램 간담회에서도 전현무 관련 질문을 받았다. 당시 홍주연은 ‘가짜 열애설’이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속상하지는 않지만, 당황한 부분은 있다. 겪어보지 않았던 것을 겪어서 놀랍기도 하다”는 속내를 꺼냈다.
다만, 전현무는 이번 ‘가짜 열애설’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전현무는 과거 두 차례 공개 연애 이후 끊임없이 대중의 과도한 관심을 받으며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홍주연과의 열애설 발언을 이어가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특히 전현무는 KBS가 아닌 MBN, 채널S 예능 ‘전현무계획2’에서도 홍주연을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2월 방송에서 전현무는 홍주연과의 열애설에 “제일 처음 드는 생각은 그 친구한테 미안하다”고 한 것. 그러면서 “그 친구한테 ‘불편하지 않니?’ 물어본다. 난 어차피 만신창이라 상관없는데, 상대방이 괜찮다고 하면 그냥 놔둔다”며 ‘가짜 열애설’을 통해 “그 친구가 주목 받으면 그게 좋은 것이다. 신입 아나운서가 주목 받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미안했다는 발언은 한 달 만에 무색해졌다. 전현무는 ‘전현무계획2’에서 또 홍주연을 거론했다. 당시 게스트의 열애설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전현무가 “나는 거의 신혼부부”라고 말한 것이다. 전현무 스스로 ‘가짜 열애설’을 분명하게 정리하지 않은 채, 타 방송에서까지 지속적으로 관련 발언을 이어간 것은 결과적으로 논란을 키운 셈이 됐다.
열애설의 후유증은 단순히 가십거리로 끝나지 않는다. 확인되지 않은 열애설이 퍼질 경우, 본인은 물론 상대방까지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현무의 경우 과거 공개 연애 여파로 방송 활동까지 영향을 받았던 점을 감안하면, ‘가짜 열애설’ 언급에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rok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