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 기승·시즌권 회원 선 예매…어버이 세대 ‘울상’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2024년 1000만 관중 시대를 연 프로야구. 올 시즌 개막 전부터 그 열기가 뜨겁다. 지난 18일까지 펼쳐진 총 42경기에 관중 32만1763명이 몰렸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지금, 그늘진 단면도 드러났다. 매 시즌 야구팬들을 울리는 암표 때문이다.

최근 각종 야구 커뮤니티에는 암표로 인한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되팔기’까지 기승을 부려 개막 전부터 기분이 엉망진창이다. 한 커뮤니티에는 28일과 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KT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입장권은 각각 50만 원과 60만 원이라고 올라와 팬들의 분노를 샀다.

구단들은 암표 단속에 나섰지만,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나마 인터넷이 익숙한 젊은이들은 낫다. 문제는 인터넷이나 앱 사용에 낯선 아버지·어머니 세대다. 10개 구단이 시즌권 회원을 대상으로 선 예매를 진행해, 예매조차 못 하고 야구장 매표소 주변만 빙빙 돌 뿐이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 등장하는 ‘양관식(박해준 분)’을 보면, 자녀 입장에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평소 “아빠가 다 해줄게”라며 과묵하게 딸을 지키는 아버지 ‘관식’은 딸 ‘금명(아이유 분)’에게 차마 프로야구 경기 입장권을 구해달라고 말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관식’은 앞으로 직관하지 못 하는 것인가. 천만 관중이라는 역대 기록을 세운 프로야구지만, 여전히 고연령층 팬들에게 인터넷 예매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KBO와 구단들은 인지해야 한다.

답답한 오늘날의 ‘관식이’들은 “소 죽은 귀신이 씌었나. 뭔 놈의 지껄이지 않아”라며 이 시간에도 속앓이한다. 프로야구의 모든 팬이 직관을 즐길 수 있는 해결책이 시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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