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잠실=박연준 기자] 시나리오는 최악이었다. 실책, 폭투, 잇단 투수 교체. 두산이 7회 스스로 무너졌다.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두산-삼성전. 전날 2-0 승리를 재현하는 듯했다. 선발 잭 로그(29)가 6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타선도 2점을 뽑아 리드를 지켰다.
문제는 7회다. 모든 것이 한 이닝에 쏟아졌다. 로그는 7회 무사 만루 위기에서 폭투를 던지며 실점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 이후 박정수로 투수를 바꿨지만, 류지혁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다시 좌투수 김호준이 뒤를 이었다. 김지찬에게 역전 적시타를 맞았다. 이어 박신지까지 나서 이재현 타석에서 다시 폭투. 급기야 다섯 번째 투수 김정우까지 투입됐다.

문제는 마운드에만 그치지 않았다. 구자욱의 평범한 좌익수 플라이를 김민석이 놓치며 추가 실점했다. 이후에도 디아즈, 김영웅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점수 차는 더 벌어졌다.
불펜의 난조는 차치하더라도, 야수진의 집중력마저 붕괴됐다. 교체된 투수마다 흔들리며 리듬이 끊겼다. 야수들도 집중력을 잃었다. 마운드의 불안이 수비까지 전염된 셈이다.
이승엽 감독은 총 네 명의 불펜 투수를 쏟아부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흐름을 끊지 못했다. 결과적으로는, 7회에 경기를 통째로 내준 셈이다.
잠실의 찬 바람은 그대로였지만, 그보다 더 차가운 건 두산의 7회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