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종로=강윤식 기자] “뜻깊은 날에 이겨서 기분 좋다.”
젠지e스포츠가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개막 2연승을 달렸다. 상대가 ‘라이벌’ T1이다. 그것도 짜릿한 ‘역전승’이다. 겹경사다. 이날은 팀의 주장 ‘룰러’ 박재혁(27)이 LCK 600전을 달성한 날이기도 했다.
박재혁은 6일 서울 종로구 롤 파크에서 열린 2025 LCK 정규시즌 T1전 종료 후 “600전이었다. 뜻깊은 날에 이겨서 기분 좋다. 경기가 힘들어서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재혁의 말처럼 쉽지 않은 경기였다. 젠지는 1세트서 패했다. 2세트는 먼저 유리한 구도를 잡았다. 경기 중반 흐름이 바뀌었다. 이즈리얼로 잘 성장하던 박재혁이 연달아 끊겼다. 집중력을 발휘해 재역전에 성공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박재혁은 실수에도 의연했다고 한다. 이미 벌어진 일. 연연하기보다는 빠르게 털고 다음 상황을 노렸다. 그는 “‘실수하면 실수한 거다’라는 생각이다. ‘이미 벌어졌는데 어쩌겠나. 미안하다’는 마인드로 임했다”며 웃었다.
그래도 못내 마음에 걸린 모양이다. 이날 경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아 달라고 했다. 박재혁은 2세트 두 번의 데스 상황을 말했다. 그는 “이즈리얼로 2데스를 연달아 한 게 기억에 남는다. 그게 좀 치명적이었다”며 미소 지었다.

젠지는 50분까지 가는 장기전 끝에 3세트서 웃었다. 밴픽 단계에서 고른 블리츠크랭크 픽이 주효했다. ‘듀로’ 주민규는 블리츠크랭크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도왔다. 결정적이었던 이 선택은 박재혁에 의해 이뤄졌다.
박재혁은 “상황을 봤을 때 블리츠크랭크말고 좋은 게 없었다. 남은 서포터 챔피언 중에 좋지 않은 것만 떠올랐다. 그래서 무조건 하자고 말했다. ‘크랙’이 필요했다”고 돌아봤다.
LCK 개막 첫 주에서 젠지는 2승을 거뒀다. ‘우승후보’ 한화생명e스포츠, T1을 맞아 거둔 성과기에 더 값지다. 박재혁도 만족했다.
그는 “강팀과 연달아 붙는 대진이어서 걱정했다. 다행히 잘 마무리했다. 많이 기쁘다”고 말했다. skywalker@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