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죽고 나서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가 봄날을 수놓는다. ‘사후 판타지 로맨스’라는 독특한 설정을 가진 두 드라마가 잇따라 방송된다.
오는 19일 방송을 앞둔 JTBC ‘천국보다 아름다운’(12부작)은 손석구와 김혜자가 연인으로 나온다는 배역 설정에 방영 전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환생하면서 30대 젊은이를 택한 낙준(손석구 분)와 80세 모습으로 천국에 도착한 해숙(김혜자 분)의 천국 입성기를 다룬다.
드라마 팬들 기대감이 높은 건 연출진 면면 때문이다. ‘나의 해방일지’(2022)를 연출한 김석윤 감독과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2023)를 집필한 이남규 작가의 작품이다. 두 사람은 ‘올드미스 다이어리’(2004) ‘송곳’(2015) ‘눈이 부시게’(2019) ‘힙하게’(2023)를 포함해 5번째 의기투합했다.

배우들 역시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눈이 부시게’에서 호흡을 맞춘 김혜자와 한지민, 이정은이 등장하면서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JTBC 내부 시사에서도 높은 평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 자릿수 시청률 기대하는 것은 물론 상반기 글로벌 화제작으로 떠오른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와 견줄 상반기 화제작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감성을 자극하는 멜로 라인이 주축이지만, 코믹한 요소를 더했다. 팔팔해진 남편과 쇠약해진 부인의 언밸런스한 관계성이 재미를 더한다. 능글맞은 손석구의 수작에 “처음부터 젊어져서 같이 살 생각이었구만”이라는 볼멘소리로 눈을 흘기는 김혜자의 모습은 색다른 매력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방송을 시작한 티빙 ‘내가 죽기 일주일 전’(6부작) 역시 ‘사후 판타지 로맨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오래전에 죽은 첫사랑이 저승사자가 되어 찾아오는 이야기를 그렸다. 애플 ‘파친코’로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한 김민하가 주연을 맡았다.
극초반은 코믹하다. 희완(김민하 분)은 만우절 장난으로 람우(공명 분)와 이름을 바꾼다. 우연찮게 이어진 행운에 희완은 즐거워했지만, 람우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4년 후 저승사자로 돌아온 람우는 “너한테 꼭 해야 할 말이 있어서 왔어, 넌 죽을 거야 일주일 후에”라고 말을 전한다. 판타지와 로맨스를 절묘하게 결합해 묘한 감정을 끌어낸다.

교복을 입은 김민하의 얼굴을 보는 재미도 있다. 장난기 가득한 밝은 얼굴에서 희완의 죽음 뒤 어두워진 분위기까지 ‘극과 극’의 감정선을 풍성하게 표현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뒤 마주하게 되는 죄책감, 원망, 공허함 등의 감정을 세밀하게 보여줬다. ‘역시 김민하’라는 찬사를 이끌기에 충분했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2019)로 호평을 받은 김혜영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김 감독은 “첫사랑의 풋풋하고 설레는 감정부터 현재 가슴 시린 아련함까지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했다”며 “사랑을 하고 이별을 경험하면서 ‘만약에 시간을 돌린다면’하는 상상해 보곤 한다. 이런 못다 한 사랑과 안녕할 수 있게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