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공연
등장인물 간 숨겨진 관계·감정선 무대 위로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9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가 총 11회의 오픈 위크 공연을 통해 파격적이고 심도 깊은 공연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달 30일 개막한 ‘도리안 그레이’가 본 공연으로 본격적인 비상에 나선다. 초연 당시 강렬한 미장센과 철학적 메시지로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으로, 이번 시즌 더 미학적이고 도전적인 무대로 관객들을 만난다.
지난 오픈 위크 공연에서 깊이 있는 연출과 음악, 독특한 무대, 화려한 의상, 매력 넘치는 배우들이 만드는 깊이 있고 다양한 캐릭터 해석으로 완성도를 높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도리안 그레이’는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을 창작 뮤지컬로 탄생한 작품이다. 영원한 아름다움과 젊음을 갈망한 영국 귀족 청년이 자신의 영혼을 초상화와 맞바꾸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번 재연은 1890년 초판본 출간 당시, 사회적 비난과 검열을 겪고 재출간돼 재판본인 원작에서는 숨겨져야만 했던 등장인물 간의 숨겨진 관계와 감정선을 무대 위로 선명히 옮겨놓았다. 특히 ‘도리안 그레이’와 ‘배질 홀워드’ 사이의 깊은 관계성은 초판본의 본질적인 정서를 그대로 반영, 시대를 넘어 원작자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그대로 담아냈다는 평이다.

이번 재연에서는 이지나 예술감독이 대본 각색과 예술감독으로 참여, 기존보다 더 솔직하고 대담한 시선으로 원작의 주제를 재해석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원작의 본질적인 메시지를 송현정·천유정 연출은 더 파격적이고 감각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며, ‘도리안 그레이’라는 인물이 지닌 매력과 비극성을 더욱 입체적으로 드러냈다.
여기에 국내 최정상 뮤지컬 음악감독 김문정 감독의 손에서 탄생한 음악들이 김성수 음악 수퍼바이저와 김정하 음악감독의 손길을 거쳐 이번 시즌 한층 더 깊어진 감정선을 담아낸다.
극의 감정선을 더욱 풍부하게 이끌고 추상적이면서도 서사적인 신선호 안무 감독의 안무는 음악과 장면, 캐릭터의 정서를 입체적으로 엮어내며 ‘도리안 그레이’만의 고유한 무대 언어를 완성했다.
무대 전면을 가득 채운 LED 스크린과 강렬한 조명, 긴장감을 배가시키는 효과음이 어우러져 관객들을 압도한다. 핏빛으로 물든 조각난 형상 등은 인물의 도덕적 타락과 내면의 균열을 시각적으로 선명하게 드러낸다.
영원한 아름다움을 갈망하는 ‘도리안 그레이’ 역 유현석·윤소호·재윤·문유강, 순수했던 ‘도리안’의 내면에 결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헨리 워튼’ 역 최재웅·김재범·김경수, ‘도리안’에게 초상화를 그려주는 화가 ‘배질 홀워드’ 역 손유동·김지철·김준영이 연기한다.
도발적이고도 아름다운 ‘도리안 그레이’는 오는 6월8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