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터졌다. 샌프란시스코 ‘바람의 손자’ 이정후(27)가 올시즌 1호 홈런을 날렸다. 지난해 충격적인 시즌 아웃 한풀이 제대로 하는 중이다.

이정후는 1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브롱스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 뉴욕 양키스와 경기에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1회초 선제 스리런 아치를 그렸다.

올시즌 마수걸이 홈런이다. 지난해 4월21일 홈 애리조나전 이후 356일 만에 홈런을 터뜨렸다. 3할을 훌쩍 넘는 타율을 기록하는 등 초반 페이스가 좋은 상황. 홈런까지 날리며 추가로 불을 붙였다.

1회초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우측 3루타, 윌리 아다메스 볼넷으로 무사 1,3루가 됐다. 이정후가 타석에 섰다. 상대는 양키스 선발 마커스 스트로먼.

카운트 1-1에서 3구째 시속 89.4마일(약 143.9㎞)짜리 싱커를 잡아당겼다. 타구는 훨훨 날아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도 방해가 되지 못했다.

타구 속도 100.5마일(약 161.7㎞)이 측정됐다. 비거리는 387피트(약 118m)다. 빅리그 데뷔 후 양키 스타디움에서 처음 치르는 경기다. 첫 타석에서 홈런을 날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정후는 2023시즌을 마친 후 포스팅을 통해 ML에 도전했다.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라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 포스팅을 통해 빅리그로 건너간 아시아 야수 중 최고액이다. 이정후를 제외하면 1억달러도 없다.

첫 시즌은 악몽이다. 37경기, 타율 0.262, 2홈런 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41에 그쳤다. 지난해 5월13일 신시내티와 홈경기에서 1회초 수비에서 어깨 부상을 당하며 시즌 아웃됐다.

착실히 재활에 집중했다. 국내로 돌아온 후에도 외부 일정 없이 훈련만 했다. 다시 미국으로 건너갔다. 스프링캠프도 충실하게 임했다.

시범경기는 14경기, 타율 0.250, 2홈런 5타점, OPS 0.829를 올렸다. 예열을 마쳤다. 그리고 정규시즌 훨훨 날고 있다. 시즌 초반 ML 전체에서 2루타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은 홈런까지 날렸다.

홈구장 오라클 파크에는 ‘후리건(HOO LEE GANS)’이라는, 이정후를 응원하는 이들까지 등장했다. 광적인 팬을 뜻하는 ‘훌리건’에서 따왔다. 불꽃 가발을 쓴 51명의 팬이 이정후를 열렬히 응원한다. 이정후 등번호가 51번이라 51명. ‘정후홀릭’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