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어찌 보면 인고의 시간이었다. 마침내 열매를 맺으며 더 큰 미래를 바라본다. 축구국가대표 미드필더 백승호(28·버밍엄시티)다.
그가 뛰는 잉글랜드 리그1(3부) 버밍엄시티가 2부 조기 승격과 더불어 리그 우승도 조기에 달성했다. 리그 선두(승점 95)를 달리는 버밍엄은 2위 렉섬(승점 82)이 12일(한국시간) 영국 위건 브릭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정규리그 4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24개 팀 체제로 운영 중인 리그1에서 버밍엄은 렉섬과 승점 격차가 13이다. 버밍엄은 리그 잔여 6경기를 남겨두고 있고, 렉섬은 4경기다. 버밍엄이 남은 경기를 모두 지고, 렉섬이 모두 이긴다고 해도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버밍엄은 지난 9일 피터버러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에서 2-1로 이기면서 2부 승격에 해당하는 조 2위를 확보했다. 리그1은 1,2위 팀이 2부로 다이렉트 승격한다. 3~6위가 승격 플레이오프를 거쳐 1개 팀이 2부 승격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버밍엄은 지난 시즌 챔피언십 24개 팀 중 22위에 그쳐 3부로 강등했다. 그러나 한 시즌 만에 다시 2부로 복귀하게 됐다.
백승호는 이번시즌 리그에서만 35경기(32회 선발)를 뛰며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공격포인트를 떠나 중원의 든든한 살림꾼 구실을 했다.
다만 주변의 부정적 시선도 따랐다. 지난 2021년 유럽 생활을 정리하고 전북 현대에 입단하며 K리그에 입성한 그는 주전으로 세 시즌을 뛴 뒤 지난해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당시 챔피언십(2부) 소속의 버밍엄으로 이적했다.
다시 유럽에서 제 가치를 발휘하고자 했다. 하지만 버밍엄이 3부로 강등한 뒤 미래를 다시 고민해야 했다. 챔피언십 일부 팀이 그에게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뜻밖에 버밍엄 잔류를 선언했다. 국가대표급 자원인 그가 3부 리거로 도전 의지를 밝힌 것이다. 계약 기간을 2028년 6월까지 연장했다.

그가 선택한 데엔 비전이다. 버밍엄은 3부에서 보기 어려운 높은 수준의 예산 가동을 지속했다. 백승호에 대한 신뢰도 강했다. 결국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 백승호는 지난달 오만과 월드컵 예선에서 1년 만에 A대표팀 선발 자격을 얻었다. 이어 소속팀의 승격과 우승을 견인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백승호와 버밍엄은 내친김에 시즌 2관왕에 도전한다. 13일 오후 11시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피터버러와 잉글랜드풋볼리그(EEL) 트로피 결승전을 치른다. 이 대회는 3부와 4부(리그2) 팀이 참가한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