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이강인은 그라운드에 없었다.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은 애스턴 빌라(잉글랜드)의 추격을 따돌리고 2년 연속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에 진출했다.

PSG는 16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 있는 빌라파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UCL 8강 2차전 애스턴 빌라와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앞서 홈 1차전에서 3-1로 완승한 PSG는 2차전 패배에도 합계 5-4 우위를 점하면서 4강 무대에 올랐다.

염원하는 빅이어(UCL 트로피)를 향하는 PSG는 지난시즌에도 4강에 올랐는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에 밀려 사상 첫 결승행에 실패했다. 이번시즌 재도전한다. 아스널(잉글랜드)-레알 마드리드(스페인)전 승자와 홈과 원정을 오가며 4강전을 치른다.

반면 지난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4위에 오르며 UCL 본선에 오른 빌라는 돌풍을 일으키며 8강까지 진격했으나 ‘거함’ PSG 벽에 가로막히며 탈락했다.

PSG는 환희를 만끽했으나 정작 이강인은 쓴웃음을 지어야 했다. 이날 교체 명단에 포함됐지만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PSG 입단 이후 붙박이 주전은 아니어도 후반 주요 시간에 조커 구실을 해온 그는 이번시즌 들어 리그는 물론 UCL 등에서도 출전 시간이 급격하게 줄었다.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것은 물론, 전력 외로 분류되는 인상이 짙다.

그는 이번 8강전에 1분도 뛰지 못했을 뿐더러, 지난달 17일 올랭피크 마르세유와 리그1 경기 이후 팀이 치른 공식전 5경기에 내리 결장했다.

PSG는 이날 전반 11분 아슈라프 히키미, 전반 27분 누누 멘데스의 연속골로 앞서갔다. 여유롭게 4강에 오르는 듯했다. 그러나 빌라는 저력을 발휘했다. 전반 34분 유리 틸레만스가 만회골을 넣더니 후반 10분 존 맥긴이 역습 기회에서 왼발 중거리포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분 뒤 에즈리 콘사가 마커스 래스퍼드의 도움을 받아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역전골까지 뽑아냈다. 빌리 팬은 열광했다.

1,2차전 합계 점수 4-5까지 추격한 빌라는 파상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PSG의 수문장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틸레만스의 헤더 슛을 저지한 데 이어 후반 25분 마르코 아센시오와 일대일 상황에서 왼발 슛을 막아냈다. 그의 신들린 선방쇼 덕분에 PSG는 위기를 넘겼다.

결국 PSG는 적지에서 4강 고지를 밟는 데 성공, 다시 한번 빅이어를 향한 도전을 지속하게 됐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