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문학=김민규 기자] “내 목표는 단 하나, 류현진 17K를 넘어서는 것이다.”
유쾌·상쾌·통쾌하다. 피곤한 기색도 없다. 인터뷰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한화 코디 폰세(31) 얘기다. 역대 이런 외국인 선수가 또 있을까 싶다. 게다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8)에게 애교(?) 가득한 도발도 한다. 류(RYU)를 넘어서는 게 최대 목표라고 선언했다. 류현진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폰세는 15일 인천 SSG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1안타 3사사구 무실점 호투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더욱이 삼진 12개를 잡으며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삼진(3일 대전 롯데전 10삼진) 기록을 경신했다. 시즌 3승과 함께 세 번째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도 수확했다. 사실상 폰세가 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 후 만난 폰세는 “팀이 이겨서 좋다. 나도 승리하게 돼 기쁘다”며 “포수 최재훈이 좋은 리드를 해줬기 때문에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만 그는 볼넷 3개를 허용한 데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만약 볼넷이 아닌 삼진 3개를 추가했더라면 KBO리그와 구단 역대 외국인 투수 한 경기 최다인 14삼진 기록을 경신할 수 있었기 때문.
그런데 끝이 아니다. 더 멀리 바라봤다. 폰세는 팀 최선참 투수이자, 에이스 류현진을 콕 집으며 “류현진의 17삼진을 넘어서고 싶다. 딱 그거 하나다”고 활짝 웃었다.
류현진은 한 경기 최다 17삼진(2010년 5월11일 청주 LG전) 기록을 갖고 있다. KBO리그 역대 정규이닝 최다 기록이다. 폰세가 삼진 5개를 더 잡았다면 타이가 된다. 물론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페이스가 좀 더 올라온다면 더 많은 이닝을 책임지며 삼진을 기록할 수도 있다.

이 얘기를 들은 류현진 반응이 어땠냐는 질문에 “만날 때마다 ‘굿 럭(행운을 빈다)’이라고 웃는다”며 미소를 지었다. 쿨하다. '할 수 있으면 해 봐'하는 자신감도 엿보인다.
류현진을 넘겠다는 의지는 경기에서도 나타났다. 폰세는 마지막 이닝이었던 7회말 2사 후 오태곤을 삼진으로 잡는 과정에서 이날 속구 최고 구속인 시속 155㎞를 찍기도 했다.
그는 “힘이 남아 있었다. 때문에 어떻게든 류현진의 17K를 넘어서고 싶어서 강하게 던져 삼진을 잡으려고 했다”며 “어쨌든 오늘은 지나갔고, 20일 등판인데 이런 부분도 염두에 두고 몸 관리를 할 것이다. 올시즌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 불펜의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해주는 것 또한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류현진은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폰세는 “류현진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한국의 짐승(Korean beast)’ 같은 투수라 생각한다”며 “항상 류현진을 믿고 있고, 등판할 때마다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래서 의심도 하지 않는다. 나는 항상 류현진을 존경한다”고 밝혔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