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플레이오프는 언제나 뜨겁다. 정규리그와 완전히 다르다. 매 경기 ‘살얼음판’이다. 과열 얘기는 늘 나온다. 그리고 따라오는 ‘무언가’가 있다. 판정이다. 심판이 자꾸 부각되는 감이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수원 KT와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다. 2차전과 3차전에서 잇달아 논란이 일었다. KT가 1차전 패배 후 2~3차전을 내리 잡으며 4강 진출까지 1승만 남겼다.

‘잡음’이 제법 나온다. 2~3차전에서 그랬다. 우선 14일 2차전이다. ‘오심’이 나왔다. 4쿼터 3분50여초 남긴 상황. KT가 69-68로 1점 앞섰다. 허훈이 공을 잡고 상대 코트로 이동했다.

규정상 8초 안에 상대 코트로 넘어가야 한다. 8초가 지난 시점에서 허훈이 완전히 중앙선을 넘지 못했다. 심판의 8초 바이얼레이션 지적은 나오지 않았다. 경기 후 프로농구연맹(KBL)도 오심을 인정했다.

같은 날 KT 박준영의 거친 파울에 만콕 마티앙이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마티앙은 3차전 뛰지도 못했다.

16일 열린 3차전 들어 강혁 감독이 폭발했다. 2쿼터 중반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다 테크니컬 파울 2회 기록하며 퇴장당했다. 조용하고 냉철한 감독이라 한다. 이날은 완전히 달랐다.

2쿼터 5분41초 KT 공격 상황. 박준영이 첫 패스를 받았고, 카굴랑안이 박준영 쪽으로 달렸다. 가스공사 벨란겔이 붙었다. 3명이 겹쳤다. 벨란겔과 박준영이 충돌했고, 심판은 벨란겔 파울을 선언했다.

벨란겔은 “노 웨이(No way)‘라 하며 크게 억울해했다. 중계 화면상 모호한 부분이 있다. 보기에 따라서 카굴랑안이 벨란겔을 미는 것처럼 볼 수도 있다. ’밀려서 충돌한‘ 것이라면 상황이 또 다르다.

강혁 강독이 흥분했다. 좀처럼 가라앉히지 못했다. 퇴장이다. 이후 가스공사 니콜슨도 심판 판정에 크게 항의하다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흐름이 KT 쪽으로 조금씩 향하는 모양새. 실제로 KT가 이겼다.

3차전 주인공은 KT 허훈이다. 35점을 퍼부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가스공사를 거의 혼자 무너뜨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진짜 주인공’은 결국 심판이 됐다. 주목받지 않아도 되는 이가 가장 주목받고 말았다. 비단 이번시즌만 그런 것도 아니다. 잊을 만하면 판정 논란이 나온다.

플레이오프라는 중요한 무대. 과열될 수밖에 없다. 심판도 곤욕이라면 곤욕이다. 그러나 정확한 판정은 기본이다. 어느 쪽이나 억울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물론 있다. 이런 면을 최대한 없애야 한다. 자꾸 심판이 도드라지면 리그에도 좋을 게 없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