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기아의 첫 정통 픽업트럭 타스만(Tasman)이 시장의 중심으로 달린다.

‘Break the Original’이라는 슬로건처럼, 타스만은 픽업의 고정관념을 단숨에 깨뜨린다. 험로를 주행하면서도 SUV 수준의 안락함과 정숙성을 확보했고, 고급감과 실용성을 모두 담아냈다.

강원 인제와 고성 일대에서 진행된 시승회에서 오프로드, 임도, 공도까지 총 3개의 코스를 통해 타스만의 다양한 매력을 체험했다.

◇ 오프로드, ‘이 정도면 수륙양용차’

오프로드 성능은 ‘강력’ 그 자체다. X-Pro 트림을 기반으로 한 시승차는 32도 이상의 접근각, 26도 넘는 이탈각, 그리고 최대 800㎜의 도하 성능을 갖췄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물길을 가로지르는 순간, 우려를 단번에 가르며 나아갔다. 950㎜ 높이에 설치된 에어 인테이크는 흡기 방향을 후방으로 돌려 안정성을 극대화한다.

험한 바위 지형에서도 전자식 차동기어 잠금장치(e-LD)가 빠르게 반응해 헛바퀴를 막았다. 한쪽 바퀴가 완전히 공중에 떴지만 차는 중심을 잃지 않는다.

또 하나의 백미는 ‘X-트렉(X-Trek)’ 시스템이다. 저속 오프로드 크루즈컨트롤이라 불릴 만한 이 기능은 가속·브레이크 없이 2~10km/h로 일정 속도 유지가 가능하다. 조향에만 집중할 수 있어 복잡한 오프로드 코스도 안전하고 여유롭게 통과할 수 있었다.

언덕 정점에서 전방 시야가 완전히 차단되는 순간엔 그라운드 뷰 모니터가 위력을 발휘한다. 차량 하부 영상을 보여준다. 하늘만 보이던 전면에서 도로를 읽을 수 있게 해줬다.

◇ 임도, 부드러움 속에 숨겨진 강단

비포장 산길, 이른바 임도에서의 타스만은 오프로드의 여운을 일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고저차가 심하고 진창이 많은 노면에서도 샌드, 머드, 락(Rock) 등의 터레인 모드가 자동으로 대응하며 접지력을 유지한다.

하이브리드 타입 리프 스프링과 파라볼릭 구조는 충격 흡수와 노면 밀착을 동시에 구현해, ‘덜컹거림 없는 픽업’이라는 역설을 병치한다.

급경사 내리막에서는 X-트렉이 다시 한 번 빛났다. 발을 떼고도 브레이크 조작 없이 정해진 속도로 차량이 움직였기 때문에 운전자는 오직 핸들만 돌리면 된다.

차의 성능을 믿고 맡기자 피로감이 줄어드는 건 물론, 초보자도 쉽게 산을 내려올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다.

◇ 공도, 정숙함과 안락함의 반전 매력

타스만의 진가는 공도에서도 확실히 드러난다. 보디 온 프레임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정숙성과 진동 억제력이 양호하다. A필러 각도를 세운 디자인임에도 풍절음은 잦아들고, 2열 승객도 스르륵 잠이 들만큼 조용하다.

승차감은 SUV급이다. 전륜 더블위시본, 후륜 리프 스프링 구성에도 불구하고 과속방지턱 통과 시 꿀렁임이 크지 않고, 부싱 설계를 통해 차체 일체감을 크게 끌어올린 느낌이다.

특히 2열에 슬라이딩 연동 리클라이닝 시트를 도입한 점은 픽업 최초다. 시트 각도를 젖히자 공간감이 쑥 확장된다. 레그룸, 헤드룸, 숄더룸 모두 동급 최고 수준이며, 장거리 가족 여행에도 부담 없다.

◇ 실용성과 기술의 조화, 모든 길을 위한 픽업

타스만은 단순한 오프로더가 아니다. 최대 견인력 3500kg, 최대 적재 중량 약 700kg에 달하는 실용성을 기본으로, AI인포테인먼트, 드라이브 와이즈, OTA 업데이트, 하만카돈 오디오 등 최신 SUV급 옵션을 갖췄다.

적재함은 KS 규격 팔레트가 실리는 1186㎜ 폭을 확보했고, 220V 인버터·후크·LED 조명 등 캠핑·레저·작업용으로도 빈틈없다. 측면 스토리지도 매우 유용해 보였다.

지금까지 국내 픽업 시장의 선택지는 협소했다. 그러나 타스만의 등장으로 정통 픽업 본연의 성능과 최신 SUV급 안락함을 모두 충족하는 또다른 파트너가 생겼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