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KBO리그 개막 미디어데이가 새삼 화두다. 미디어데이 자체가 아니라 개최 시기와 방법에 대한 선수들의 볼멘소리가 나왔다.
얘기를 들어보면, 타당한 의견이다. 서울을 고집하는 건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너무 공급자 중심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올해는 이미 개최했으니,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미디어데이 개최 시기와 장소, 방식에 관한 이견은 십수 년전부터 이어왔다. 10년 전에는 ‘구단별 미디어데이를 따로 치르자’는 소수의견도 나왔다. 이동통신사들이 5G 기술을 앞다투어 홍보하던 시점이어서, 구단별 개막 팬페스트와 미디어데이를 각자 연고지에서 하고, 5G 통신망을 활용해 중계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자는 아이디어였다.
당시에는 여건이 안맞아 성사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야구회관에 스튜디오도 들어서 중계하는 게 어렵지 않을 수 있다. KBO 스튜디오에서 사회자가 진행을 하고, 비디오판독센터 모니터 화면으로 10개구단 미디어데이를 들여다보며 마이크를 넘기는 식으로 진행해도 아무 문제 없다. 각 구단 담당기자나, 구단별 현장 사회자가 가교 역할을 하면 된다.

홈 팬은 오롯이 ‘우리팀’ 선수들과 축제를 즐길 수 있다. 동시에 다른 구단의 분위기를 들여다볼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처럼 KBO 개막 미디어데이를 전국적인 축제로 격상할 수 있지 않을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우승팀 연고지에서 이듬해 미디어데이를 여는 것이다. ‘공식 개막전’이 사라진 마당에, 디펜딩챔피언을 예우할 수 있는 이벤트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우승팀 팬은 자부심을 갖고 새 시즌을 맞이할 수 있다. 다른 구단 팬은 오히려 ‘역공약’을 내걸 수도 있다. “올해 우승하면, 선수들에게 커피차를 쏘겠다”는 등의 공약으로 선수들을 압박(?)하는 장면도 이색 볼거리다.

지방자치단체에게는 ‘우승팀 보유 지역’이라는 사실을 만끽할 기회다. 지역 관광 또는 음식 등과 연계해 축제를 키울 수 있어서다. 올해는 예년보다 빨리 개막했지만, 통상 ‘벚꽃 필 무렵’이 야구시즌이다. 다양한 축제와 연계하면 KBO리그에는 새로운 팬 유입을, 지자체에는 잠재적 관광객 유치로 윈-윈할 수도 있다. 야구단을 가진 지자체를 다른 곳에서 부러워할 만큼 뽐내야 지원도 늘릴 수 있다.
말로만 산업화를 떠들 게 아니라 KBO리그 개막이 빼놓을 수 없는 축제로 뿌리내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 프로야구의 주인은 팬이다. zza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