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김동영 기자] KIA ‘대투수’ 양현종(37)이 또 승리하지 못했다. 1승이 이렇게 어려운 줄 알았을까. 5회까지 괜찮았다. 6회 흔들렸다. 불펜도 지키지 못했다. 180승 또 무산이다.

양현종은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LG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안타 4볼넷 2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승패는 없다.

5회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3회초 2루타-볼넷-2루타-안타를 잇달아 주면서 3실점 하기는 했다. 대신 1~2회와 4~5회는 무실점이다. 5회까지 투구수도 75개에 불과했다.

그사이 타선이 터졌다. 2회말 최원준 적시타로 먼저 1점을 냈다. 이후 3점을 주며 1-3 역전 허용. 추가 실점 없이 잘 막고 있었다.

4회말 김도영이 무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서 ‘초구 2타점 적시타’를 쐈다. 곧바로 박재현과 교체. 타석 등장 후 30초도 지나지 않아 적시타를 터뜨렸다. 복귀전에서 화려하게 날았다.

계속된 만루에서 최형우가 2타점 적시 2루타를 다시 날렸다. 3-3 동점에 이어 5-3 역전까지 가는 순간이다.

문제는 6회초다. 투구수가 많지 않았기에 양현종이 6회초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오스틴 딘에게 볼넷, 문보경에게 우전 안타, 박동원에게 볼넷을 줬다. 무사 만루다.

여기서 KIA 벤치가 움직였다. 정재훈 투수코치가 새 공을 받아 들고 올라왔다. 교체다. 전상현을 투입했다. 양현종은 고개를 숙인 채로 더그아웃으로 내려왔다.

여기까지는 리드 상황이다. 전상현이 잘 막으면 양현종 승리 요건도 그대로다. 전상현이 홍창기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문성주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맞아 5-5가 됐다. 그나마 역전까지 가지는 않았다.

그렇게 5-5로 6회초가 마무리됐다. 동시에 양현종의 승리도 날아갔다. ‘통한의 6회’다. 분명 괜찮았는데, 순간적으로 흔들리고 말았다.

이날 경기를 포함하면 올시즌 양현종은 6경기 30.2이닝, 0승 3패, 평균자책점 6.75가 된다. 대투수답지 않은 수치다. 특히 단 1승도 없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통산 179승 상태다. 딱 1승만 더 올리면 180승이다. 역대로 송진우(통산 210승)만 밟아본 길이다. 이상하게 1승이 어렵다. 돌아온 후배가 적시타를 날리고, 맏형이 역전타까지 때렸는데도 안 됐다. 묘하게 꼬인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