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리스크, 방송·점주·지자체로 확산…“신뢰 회복 더디다”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최근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오재나’를 통해 공개된 영상 속에서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는 김재환 PD와의 대면에서 이 같이 반문했다.

MBC 교양국 출신 김재환 PD는 그동안 백종원의 방송 갑질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해왔다.

두 사람은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잠시 대화를 나눴다. 백종원은 “저도 억울한 게 되게 많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만히 있지 않나”라고 토로했다.

이에 김 PD가 “점주들이 얼마나 억울하겠냐”라고 하자, 백종원은 “점주들 이야기가 왜 나와요?”라고 반문했다. 김 PD는 오는 12일 인터뷰 전문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김재환 PD는 앞서 백 대표가 방송 제작 현장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자신이 지명한 제작 인력만을 요구하는 등 권한을 과도하게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백 대표는 “그 또한 내 잘못이다. 상처를 줬다면 책임지겠다”며 모든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논란은 방송계를 넘어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 나아가 지방자치단체들로 확산되고 있다.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연돈볼카츠 가맹점주협의회 정윤기 공동회장은 “백 대표의 사과문이 오히려 답답하고 황당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폐점률 70%가 넘도록 무대응으로 일관하다가 이제 와서 뭔가를 해준다고 하니 점주 입장에서는 황당한 일”이라며, 백 대표가 내놓은 50억 원 지원안 역시 “매장당 150만 원 수준으로,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부 점주들은 지난해 더본코리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고, 해당 사건은 아직 조사 중이다. 백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일련의 논란에 사과하며 시스템 개선을 약속했지만, 연이은 리스크에 브랜드 전체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지방자치단체들의 고민도 깊다.

전남 강진군은 지난해 더본코리아와 손잡고 ‘남도 맛 1번지 강진음식타운 조성사업’으로 110억 원 규모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그러나 최근 백 대표의 각종 논란에 “민관협력사업 내 ‘백종원 파트’를 빼는 방안을 국토부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은 전남 장성군도 난처하긴 마찬가지다. 황룡전통시장 리모델링을 위한 사전 용역을 더본 산하 외식산업개발원에 맡긴 상태에서 “잇단 논란에도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은 공모 방식으로 투명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국민신문고에는 더본이 해당 사업에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제보까지 접수돼 있다.

더본코리아는 전국 14개 지자체와 협약을 체결해 지역상생 사업을 추진 중이며, 충남 예산군에서는 실제 예산전통시장 활성화 모델로 성과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 이후 일부 지자체는 내부 회의를 거쳐 협력 구조 재정비에 들어갔다.

백종원 대표는 “이제 방송인이 아닌 기업인으로서 더본코리아 성장에 전념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