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레시피부터 검색한다는 남자. 그에게 요리는 업무가 아니라 습관이다. 콘텐츠가 아니라 생활이다.

배우 류수영은 이제 ‘요리 잘하는 스타’의 범주를 벗어났다. ‘푸드 예능’ 한복판에서 확실한 이름값을 하는, 요리형 예능인의 상징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의 도전은 지난 몇 개월 사이 더 뜨거워졌다.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을 시작으로, SBS ‘정글밥2’, JTBC ‘길바닥 밥장사’까지. 그리고 오는 17일 첫 방송되는 E채널 ‘류학생 어남선’에서 활약을 앞두고 있다.

무려 4개 프로그램에서 연달아 ‘요리’ 중심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보니 류수영이라는 이름은 ‘요리 콘텐츠’의 품질 보증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시작은 친근한 ‘집밥’이었다.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 류수영은 다정한 톤과 꼼꼼한 레시피로 시청자들의 신뢰를 쌓았다. 양파 하나를 자를 때도 ‘다치지 말라’는 당부를 빼먹지 않는 그에게 요리는 안전한 일상, 그리고 타인을 향한 작은 배려였다.

그랬던 그가 정글로, 유럽으로 떠났다. 단지 요리만이 아니라, 삶의 방식을 전하기 위해서다. SBS ‘정글밥2’에서는 셰프 최현석, 윤남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정글 속에서 ‘K-푸드의 세계화’를 그려냈다.

‘정글의 법칙’이 생존에 방점을 찍었다면, ‘정글밥’은 관계에 방점을 찍는다. 식재료를 둘러싼 나눔, 국경을 넘는 맛의 공감. 이질적인 환경 속에서도 ‘된장찌개’ 하나로 공동체를 이어주는 힘, 그것이 류수영의 요리였다.

JTBC ‘길바닥 밥장사’는 도전의 무대가 더 넓어진 경우다. 푸드바이크 하나를 몰고 스페인 전역을 누비며 밥장사를 하는 콘셉트. 류수영은 여기서도 ‘헤드 셰프’다. 미슐랭 셰프 파브리와 나란히 조리대를 지키며, 전소미·배인혁·황광희 등과 함께 현지인들을 상대한다.

비 오는 날, 손님이 몰리는 날, 전력공급이 끊긴 날. 위기마다 “요리는 즉흥이 아니라 계획”이라는 신념으로 주방을 이끄는 류수영의 모습은 어느새 단순한 리액션이 아니라 ‘장사 예능’의 진짜 중심축이 된다.

고추장삼겹살, 꿀치킨, 잡채 등 그의 요리는 현지 재료를 활용하되, 누구든 따라할 수 있는 간편한 방식으로 재해석되며 SNS를 타고 세계로 번지고 있다.

류수영의 확장은 멈추지 않는다. 17일 첫 방송되는 E채널 ‘류학생 어남선’은 그를 ‘요리 유학생’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로 호출한다. 포르투갈 항구도시 포르투에서 몬스타엑스 기현, 배우 윤경호와 함께 식재료를 공부하고 현지 음식을 탐구하는 과정이 담긴다.

1회 예고에서 포르투 현지 ‘백반 마스터’의 손맛에 감탄한 그는, “제가 반찬 좀 만들어드리고 싶다”며 정중히 요청했다.

그가 준비한 요리는 ‘류학식’. 된장, 젓갈, 감자 등의 ‘한식 DNA’를 스며들게 한 새로운 퓨전 요리다. 춤이 나올 정도로 맛있다는 기현의 반응, 감탄사를 연발하는 윤경호의 얼굴. 요리는 맛이 아니라 태도에서 온다는 걸 그는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

첫 방송을 앞둔 류수영은 “시청자들이 피로도를 느낄까봐 우려가 있다. 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은 멤버들이 있다는 것이 가장 차이점이다. 셋이 다니며 소소하게 밥을 먹는다. 예능적인 제스쳐보단 인간적인 매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기대하셔도 좋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생활 속 요리를 자신만의 콘텐츠로 풀어낸 류수영. 정성과 태도로 완성한 그의 한 끼는 이제, 예능의 한 장르가 됐다. 류수영이 써내려갈 다음 이야기에 시선이 향하는 이유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