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은퇴요? 복귀의 순간입니다”
배우 안재홍이 또 한번 ‘인생캐’(인생캐릭터) 경신에 도전한다. 매 작품 파격적인 연기 변신으로 “이번 작품이 은퇴작인가요?”라는 ‘밈’을 만든 장본인답다.
안재홍이 오는 30일 개봉하는 강형철 감독의 영화 ‘하이파이브’로 스크린에 컴백한다. 장기 이식으로 각기 다른 초능력이 생긴 다섯 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중에서도 안재홍은 폐 이식 후 산소탱크 급 폐활량이 생긴 박지성 역을 맡았다.
앞서 공개된 ‘하이파이브’ 캐릭터 스틸컷에서 안재홍은 단발머리로 변신했다. 찰랑거리는 단발머리를 휘날리는 안재홍의 비주얼은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이에 대해 안재홍은 “바람을 다루는 인물이다 보니 머릿결로 바람이 잘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며 단발머리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파격적인 비주얼은 또 다른 은퇴설을 불렀다. 제작보고회 당시 “이번에도 은퇴작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이에 안재홍은 “은퇴라뇨. 제 복귀의 순간입니다”라고 웃음을 보였다. 또 한 번 인생 연기를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이다.

안재홍의 은퇴설 시작점은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이었다. 극 중 안재홍은 자신의 직장 동료 김모미(이한별 분)를 몰래 짝사랑하는 주오남 역할을 맡았다. 주오남을 위해 탈모 분장까지 서슴지 않았다. 체중을 증량하고, 복부에 보조물까지 넣었다. ‘응답하라 1988’에서 보여준 사랑스러운 정봉이와는 180도 상반된 모습이었다.
여기에 캐릭터의 비호감적인 면모도 톡톡히 살렸다. 김모미의 인터넷 방송 이중생활을 눈치챈 주오남은 그의 주변을 음침하게 맴돈다. 김모미의 뒷조사를 하거나 상상연애까지 한다. 비호감 총집합 캐릭터다. 무섭고 찝찝한 이미지가 가득한데도, 묘하게 끌리는 맛을 살렸다. 안재홍의 찰떡같은 비호감 연기는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 TV부문 남자 조연상을 가져다줬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LTNS’에서도 과감한 노출 연기를 불사했다. 택시 운전사 사무엘 역을 맡은 안재홍은 아내 우진(이솜 분)과 고수위 애정신을 선보였다.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에선 노란 바지(옐로 팬츠)가 트레이드 마크인 4차원 고백중 역할을 맡았다. 매 순간을 노래로 표현하는 독특한 인물이다.
안재홍의 연기적 매력은 ‘일상성’에 있다. 현실에 볼 수 없는 독특하고, 비일상적인 캐릭터들이 안재홍과 만나면 일상이 된다. ‘설마’하는 캐릭터들을 ‘진짜’ 있게 법하게 만든다. 시청자들이 온전히 작품에 몰입할 수 있게 한다.
안재홍은 그동안 주오남부터 옐로팬츠 고백중까지, 숱한 ‘밈’ 캐릭터들을 탄생시켰다. 자칫 조롱거리가 될 수 있는 독특한 캐릭터들이다. 그러나 웃길지 언정, 우습게 만들지 않는다. 안재홍 표 캐릭터들을 미워할 수 없는 이유다.
이어 안재홍은 ‘하이파이브’ 단발좌로 돌아온다. 이번엔 ‘초능력 오타쿠’다. 안재홍의 또 다른 인생작에 기대가 실린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