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이란 출신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제78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로써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했다.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연출을 맡은 영화 ‘잇 워스 저스트 언 액시던트(It Was Just An Accident)’가 제78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최고 작품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잇 워스 저스트 언 액시던트’는 과거 정치범으로 수감됐던 한 남성이 출소 후 자신을 괴롭힌 경찰과 닮은 사람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날 파나히 감독은 무대 위에 올라 국내외 모든 이란인들을 향해 “여러 문제와 차이를 제쳐두고 힘을 합치자.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자유”라고 외쳤다.
앞서 파나히 감독은 전작 ‘써클’(2000)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과 ‘택시’(2015)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이어 이날 황금종려상까지 품에 안았다. 세계 3대 영화제의 천장을 모두 뚫었다. 이는 앙리 조르주 클루조,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로버트 앨트먼, 장뤼크 고다르에 이은 다섯 번째 기록이다.
그동안 파나히 감독은 이란의 사회, 정치들을 다룬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이로 인해 반정부 시위, 반체제 선전 등의 혐의로 여러 차례 수감됐다. 2010년엔 20년간 영화 제작 금지 및 출국 금지 처분을 받았다. 그럼에도 파니히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비밀리에 작품 작업을 거쳐 해외 유수 영화제에 출품했다. 2022년에도 한차례 수감됐으나 이듬해 2월 석방 요구 단식 투쟁을 벌여 보석으로 풀려난 바 있다.
2등은 덴마크 출신 노르웨이 감독 요아킴 트리에르의 ‘센티멘털 밸류Sentimental Value)’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 대상에 해당한다.
심사위원상은 올리비에 라시 감독의 스페인·프랑스 영화 ‘시라트(Sirat)’와 마샤 실린슈키 감독의 ‘사운드 오브 폴링(Sound of Falling)이 차지했다. 각본상은 장 피에르 다르덴·뤼크 다르덴 형제의 ’더 영 마더스 홈‘(The Young Mother’s Home)이 수상했다.

한국 영화는 올해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에 실패했다. 그나마 홍상수 감독이 칸 국제 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 더불어 정유미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안경’이 비평가 주간 경쟁 부문에, 허가영 감독의 ‘첫여름’이 학생 영화 부문에 초청됐다. 특히 ‘첫여름’은 학생 영화 부문인 라 시네프 부문에서 1등을 수상하며 한국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