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6월의 초입,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이 나란히 존재감을 터뜨렸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는 멀티히트에 도루, 김혜성(LA 다저스)은 홈런 포함 5출루 맹활약, 김하성(탬파베이)은 무안타에도 2타점 2득점으로 복귀 초읽기에 돌입했다.
가장 인상적인 하루를 보낸 이는 단연 김혜성이다. 1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전에서 9번 유격수로 출전한 그는 4타수 4안타 1홈런 2타점 3득점 1볼넷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특히 좌완 투수 브렌트 헤드릭을 상대로 날린 시즌 2호 홈런은 그간 약점으로 지적된 좌투수 플래툰 리스크를 지워낸 상징적 장면이다.
1회 볼넷, 5회 좌전안타, 6회 2루타까지 손쉽게 3출루를 채운 김혜성은 수비에서도 중견수로 이동해 외야 보살을 기록, ‘수비·주루·타격’이 다 되는 유틸리티의 진가를 입증했다. 이날 다저스는 홈런 5방 포함 21안타로 양키스를 18-2로 대파했는데, 중심엔 오타니가 아닌 김혜성이 있었다.
이정후도 팀 패배 속에서 공격 선봉장 역할을 해냈다. 마이애미와의 원정경기에서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 5타수 2안타 1도루를 기록하며 닷새 만에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1회 우전안타에 이어 도루로 찬스를 넓혔고, 3회엔 유격수 내야안타로 출루하며 3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7회에는 시즌 최고의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발사각 23도, 타구속도 101.4마일, 비거리 386피트의 대형 타구를 우중간으로 날렸지만, 마이애미 중견수 데인 마이어스가 펜스에 부딪히는 슈퍼캐치를 보였다. 마이어스의 극적인 호수비로 이정후의 안타가 증발했다. 타구만 놓고 보면, 2루타 이상의 장타였다.
김하성은 트리플A 재활 경기에서 무안타 속 존재감을 증명했다. 더럼 불스 소속으로 멤피스 레드버즈와 맞붙은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지만, 희생플라이 1타점과 1루 땅볼 타점, 그리고 2득점 주루 활약으로 컨디션이 살아났음을 보여줬다.
타율은 0.154에 불과하지만, 공격 외의 모든 요소에서 실전 감각이 돌아오는 모양새다. 탬파베이 복귀 시점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세명의 코리안 빅리거가 본격적으로 내달릴 6월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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