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모델 출신 방송인 홍진경이 정치색 논란에 휘말렸다. 평범한 패션 인증샷이 하루아침에 거센 비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SNS가 만든 마녀사냥일까, 혹은 의도된 메시지였을까.

최근 홍진경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stockholm #ourlegacy”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다섯 장의 사진을 올렸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편집숍을 찾은 모습으로, 회색 데님 스커트에 붉은색 니트를 매치한 감각적인 스타일이었다. 사진만 보면 모델 출신다운 아우라가 드러난다.

그러나 문제는 ‘상의의 색’이다. 사진이 올라오자 일부 누리꾼은 “정치색을 드러낸 것이냐”며 홍진경을 특정 정당 지지자로 몰아세웠다. 대선 시점에서 ‘빨간색’이 정치적 상징으로 해석됐다는 이유다.

실제로 홍진경의 게시물에는 “원래 팬이었는데 실망이다”, “티를 안 내고는 못 베긴다”, “도라이버 다시는 안 본다” 같은 비판 댓글이 줄을 이었다. 반면 “색깔이 죄냐”, “이게 마녀사냥 아니면 뭐냐”, “연예인 SNS에도 정치 프레임 씌우는 건 너무 갔다”는 옹호 의견도 쏟아졌다.

이를 뒤늦게 해외에서 확인한 홍진경은 “투표기간에 오해를 받을만한 행동을 하는 연예인들을 보며 참 안타깝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는데 이 민감한 시기에 제가 이렇게 어리석은 잘못을 저지르다니 저 스스로도 진심으로 어처구니가 없다”며 “피드에 올린 사진들은 이틀 전, 스톡홀롬의 한 가게에서 찍은 것들이다. 디자인이 재밌다는 생각에 사진을 올렸는데, 당시 제가 입고 있었던 상의의 컬러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치색은 없다는 해명이다.

문제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는데 있다. 앞서 에스파의 카리나가 ‘2’ 숫자가 새겨진 붉은색 점퍼를 입은 사진을 올렸다가 삭제했고, 빈지노 역시 버건디 모자와 스카프 착용샷으로 구설에 올랐다. 그때마다 ‘의도 없다’는 해명이 이어졌지만 대중의 해석은 멈추지 않았다.

정치색 논란은 단지 ‘의상’에서 시작되지만 그 파장은 거세다. 특히 선거를 앞둔 시점에는 SNS 게시물 하나에도 과도한 의미가 덧씌워진다. 어쩌면 당사자가 의도한 부분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프레임이 사실이 되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은 정치적 무기로 이용될 수 있는 파급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홍진경도 입장을 밝히기 전까지 빠르게 ‘낙인’이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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