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배우 서현은 연기자로서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넘나들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영화 ‘모럴센스’에서는 과감한 성향의 인물을 연기했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에서는 악령을 감지하는 퇴마사로 분했다. 드라마 ‘사생활’에서는 능청스러운 베테랑 사기꾼으로 변신했다.
그런데도 청순하고 단정한 이미지, 걸그룹 출신이라는 선입견이 따라붙었다. 강렬한 프레임이자 동시에 제약이기도 했던 이 타이틀은 오랫동안 서현의 연기 여정을 가로막는 벽처럼 작용했다.
서현은 이 벽을 깨기 위해 한 번 더 정면으로 부딪친다. KBS2 새 수목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를 통해서다.
서현은 11일 오후 서울 구로구 디큐브시티 더 세인트에서 열린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제작발표회에서 “웹툰 원작을 이미 읽었고 좋아하는 작품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출연 제안이 들어왔을 때 운명처럼 느껴졌었다. 로맨스 판타지 장르고, 가상의 조선시대로 배경을 바꿨다. 정말 대본을 몰입해서 읽었다. 옥택연이 남자 주인공이라는 말을 듣고 정말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 사람도 좋고 외적인 싱크로율이 캐릭터와 딱이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남주의 첫날밤’은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현실의 여대생 K가 로맨스 소설 속 단역 ‘차선책’의 몸에 빙의되며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다.
서현은 이번 작품에서 세 겹의 자아를 모두 연기해야 한다. 소설 속 배경에서 존재감 없이 살아가던 단역이자, 현실에선 책을 읽는 입장이었던 K, 그리고 그 K가 점점 주인공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역전 서사 속 인물까지. 서현 스스로가 자신 안의 여러 얼굴을 꺼내 보여주는 도전이기도 하다.
서현은 촬영을 하면서 다리를 다치기도 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일정을 소화했으며, 오물 밭에 구르는 장면조차 망설임 없이 몸을 던졌다. ‘부상 투혼’이라는 표현까지 더해진 이번 작품은, 서현에게 있어 단순한 장르 도전을 넘어 ‘인생 캐릭터’를 향한 총력전에 가깝다.
서현은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 과정이 좋은만큼 결과까지 좋으면 금상첨화겠지만 결과만을 바라보고 일하지 않는다. 한 분이라도 더 봐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시청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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