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포항=박준범기자] “오랜만에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할 수 있어 더 행복했다.”

포항 스틸러스 미드필더 기성용은 19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전북 현대와 22라운드 맞대결에서 이적 후 첫 경기를 치렀다. 후반 31분 경련으로 교체될 때까지 76분을 소화했다. 다만 팀은 2골 차를 지키지 못하고 2-3으로 역전패했다.

포항 박태하 감독은 “정말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해야겠지만 충분히 팀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경기력을 보였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칭찬했다. 전북 거스 포옛 감독도 “전반적으로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다. 경기를 한동안 뛰지 못했던 만큼 후반에는 피지컬적인 면에서 떨어져 보였다. 그래도 경기를 컨트롤하고 지배했다. 기성용이 다시 돌아와 뛰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경기 후 기성용은 “오랜만에 또 많은 관중 앞에서 이렇게 경기를 할 수 있어 더 행복했다”라며 “결과가 아쉽지만 그래도 첫술에 배부를 수 없고 긍정적인 모습들을 보고 싶다. 특히 어린 선수들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후반전에 쉽게 실점한 부분이 있긴한데 바로 경기가 있으니 승리할 수 있게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데뷔전을 돌아봤다.

기성용은 지난 4월12일 대전하나시티즌과 8라운드 경기 이후 약 석 달 만에 실전 경기에 나섰다. 후반에는 경련으로 벤치에 교체 사인을 보냈다.

기성용은 “사실 3개월 만에 뛰는 것이라 나름대로 준비했고 최선을 다했다. 몸 상태가 더 좋아지고 오베르단이 돌아오면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같이 뛴 김동진도 기대 이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서 감독의 운영이 한층 더 편해질 수 있게 준비하려고 한다.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어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항 팬은 기성용 플레이 하나하나에 환호하며 그를 맞이했다. 궂은 날씨 탓에 ‘매진’에는 실패했으나 1만3973명의 팬이 스틸야드를 가득 메웠다. 기성용은 “너무 감사드린다. 기대와 걱정이 반반이었는데 경기장에 도착하니 마음이 편했다. 환영받을 수 있어 감사했고, 기쁨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했다”라며 “경기에서 졌기 때문에 나의 할 일이 더 많은 것 같고, 경각심을 갖고 준비한다면 웃으면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다짐했다.

포항의 이적으로 가족과는 떨어져 지내야 한다. “아내는 좋아하던데요”라고 말한 기성용은 “가족과 떨어져 있다 보니 매일 볼 때보다 더 애틋한 것 같다”라며 “딸도 서울을 떠나는 부분에 있어 많이 힘들어하고 아쉬워했다. 고생한 만큼의 보람이 있으면 좋겠고, 외국이 아니니까 그런 부분은 다행이다”고 미소 지었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