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MC몽도 얼어붙었다…음악캠프 ‘7초 노출사건’ 20년의 기억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MBC 생방송 음악 프로그램 ‘음악캠프’에서 한국 방송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정확히 20년 전인 2005년 7월 30일이다.

사건은 ‘이 노래 좋은가요’ 코너에서 벌어졌다. 인디밴드 럭스(Lux)가 무대에 오른 가운데, 함께 무대를 꾸미던 동료 밴드 멤버들이 돌출 행동을 시작했다. 락 페스티벌에서나 볼 법한 자유로운 퍼포먼스는 갑작스러운 ‘전라 노출’로 이어졌고, 생방송 카메라를 통해 고스란히 전국에 송출됐다.

가장 문제가 된 장면은 카우치의 신현범과 스파이키 브렛츠의 오창래가 바지를 벗고 하의를 모두 탈의한 상태로 무대 중앙에서 약 7초간 중요부위를 그대로 노출하며 뛰는 장면이었다.

관중석은 고등학생 방청객으로 가득했고, 생방송 특성상 편집이나 모자이크 처리가 불가능해 이 장면은 그대로 전파를 탔다. 화면 속 한 어머니는 어린 자녀의 눈을 부채로 급히 가리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현장에선 제작진이 당황해 화면을 관객석으로 돌렸지만 이미 늦었다. 해당 카메라는 순간 줌인과 축소를 반복하며 사태를 수습하려 했으나, 충격적인 장면은 전국으로 송출되고 말았다.

당시 MC였던 신지와 MC몽은 곧바로 사과 멘트를 전했다. MBC도 사건 직후 사과문을 냈다.

“오늘 생방송 도중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고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해당 멤버들을 경찰에 고발조치 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 중입니다.”

법적 처벌이 뒤따랐다. 노출을 감행한 두 사람은 공연음란죄와 업무방해죄가 인정되어 각각 징역 10개월과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충동적 행동이며 전과가 없다”는 점을 참작해 실형은 면제했지만, 중대한 범죄로 판단했다. 럭스의 리더 원종희는 사전 인지 여부가 없었다고 판단돼 무혐의 처리됐다.

이 사건으로 ‘음악캠프’는 방송정지 처분을 받았고, 인디밴드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급격히 악화됐다. 공중파 출연은 막혔고, 생방송 음악방송 제작진은 이후 유사 사례를 철저히 통제하게 됐다. 미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건 이후 생방송을 5분 지연 송출하는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그리고 사건 발생 19년 만인 2024년, 럭스의 한 멤버는 자신의 채널을 통해 “영원히 반성하며 살겠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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