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이소영] 올시즌 헐거워진 마운드 탓에 흔들렸던 삼성이 한시름 놓았다. 베테랑 마무리 투수 김재윤(35)이 부활한 덕분이다.

삼성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5 KBO리그 두산과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를 치른다. 최근 삼성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주말 키움전 스윕을 시작으로 탄탄한 마운드와 타선 폭발 속 7위로 올라섰다. 표면적으로는 가을야구와 멀어 보이지만, 3위 SSG와 2경기 차까지 좁힌 만큼 전망이 밝다.

무엇보다 올시즌 삼성의 최대 약점으로 불펜이 꼽혔다. 필승조의 연이은 이탈과 삼성의 뒷문을 책임지던 김재윤마저 부진에 빠지면서다. 데뷔 3년 차 신예 이호성이 그 자리를 메웠지만, 허리 부상과 부진 등 고전을 면치 못하며 더 깊은 수렁에 빠지는 듯했다.

그간 선발이 긴 이닝을 소화해도 불펜이 방화한 탓도 크다. 그러나 다시 마무리로 보직 변경한 김재윤이 살아나면서 삼성의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8월 한 달간 총 10경기에 등판한 김재윤의 평균자책점은 0.87에 불과하다. 지난 2일 LG전에서 1실점을 기록했을 뿐, 연이어 무실점 릴레이 호투를 벌였다. 전반기에 37경기,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드라마틱한 반전이다.

이날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박진만 감독 역시 김재윤의 활약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항상 타선이 초반에 터지고, 선발은 6회까지 잘 던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운을 뗀 박 감독은 “7~9회에서 부침이 있는 편이었다. 그런데 김재윤이 9회에서 잘 버텨준 덕분에 불펜 활용 또한 더 다양해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불펜진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 역시 줄어든 모양새다. 박 감독은 “마무리가 든든하게 버텨주니 아무래도 여유가 생겼다”면서 “전에는 7,8회 던질 수 있는 선수들을 한두 명 혹은 세 명이 소화했어야 했는데, 지금은 4~5명으로 돌릴 수 있지 않나. 김재윤의 역할이 크다고 본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재윤의 부활이 5강권 싸움에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한편 4연승을 달리기 위해 삼성은 박승규(좌익수)-김지찬(중견수)-구자욱(지명타자)-르윈 디아즈(1루수)-김성윤(우익수)-김영웅(3루수)-강민호(포수)-류지혁(2루수)-이재현(유격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축했다. 선발투수는 두산 곽빈과 사상 첫 맞대결을 펼치는 원태인이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