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는 단지 건물의 집합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꿈이 벽돌 위에 쌓인 것이다.’- 제인 제이콥스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전북특별자치도 효자동3가, 도청 인근에 자리한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산업의 상징이었다.
1970년대 섬유산업의 중심지로서 지역 경제를 이끌던 이곳은, 산업구조 변화와 글로벌 경쟁 속에서 점차 쇠퇴하며 수십 년간 폐공장으로 남았다.
슬레이트 지붕에서 발생하는 석면 문제와 안전 우려까지 더해져, 시민들에게는 오랜 시간 ‘도시의 흉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지금, 이곳은 다시 심장을 뛰게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자광이 추진하는 민간개발을 통해 470m 높이의 관광타워, 5성급 호텔, 복합쇼핑몰, 3,536세대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서울 강남 수준의 고급화 전략이 적용된 이 개발은 단순한 도시재생을 넘어, 전북의 도시 브랜드를 세계에 알릴 상징적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마치 오래된 악보 위에 새로운 교향곡을 쓰듯, 전북은 과거의 흔적 위에 미래의 선율을 그려가고 있다.
2025년 7월, 전주시와 자광은 총 3,855억 원 규모의 공공기여 협약을 체결했다. 이 중 1,100억 원은 교통 인프라 확충에 투입되어, 전주 홍산로 인근에 400m 지하차도와 스마트 육교가 설치될 예정이다.
이는 단지 외형적 변화에 그치지 않고, 시민의 삶의 질을 고려한 도시계획의 진화라 할 수 있다. 효자동 문학초등학교와 KBS 전주방송총국 인근의 통학 안전성 확보까지 포함된 설계는, 도시가 사람을 중심으로 다시 설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업체 참여 비율을 30~50% 이상으로 설정한 점도 지역경제와의 상생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공공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꾀한 이 개발은 도시개발의 모범 사례로 손색이 없다.
이제 전북도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바로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다.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에서 국내 유치 후보지로 선정된 전북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유치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 유치를 넘어, 지방 도시가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내미는 역사적 전환점이다.
관광타워와 호텔, 컨벤션 시설은 글로벌 이벤트를 수용할 인프라로서 손색이 없으며, 총 6조 원 규모의 사업은 청년 일자리 창출과 인구 유입, 지방소멸 대응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희망은 깃발이 아니라 나침반이다.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전북특자도는 지금, 상상력과 결단력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대한방직 부지 개발은 단순한 건축이 아니라, 도시의 재생과 경제의 회복, 그리고 2036 하계올림픽이라는 국가적 프로젝트를 향한 선언이다.
되돌릴 수 없는 결단으로 전진하는 자세. 전북도는 지금, 그 결단을 실천하고 있다. 그리고 그 길 끝에는, 더 밝고 더 넓은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
kobs@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