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토스뱅크 상반기 신규 취급 3,280억 원... 전년동기比 두 배↑
신용점수 600점 이하엔 25% 줄이고, 900점 초과 차주엔 659% 늘려
허영 의원, “고신용 쏠림현상 심각, 인터넷은행은 서민금융 취지 지켜야”

[스포츠서울 | 이상배 전문기자] 인터넷은행이 대표적 서민 금융상품인 ‘사잇돌대출’을 취급하면서 저신용자 대출은 줄이고 고신용자 대출을 대폭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중·저신용자 지원을 목적으로 출범한 인터넷은행이 본연의 취지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3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올해 상반기 사잇돌대출 신규 취급액은 3280억 96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53억 6900만 원)보다 두 배 이상(111.2%) 증가했다.

그러나 대출자 신용등급별 증가 추이를 보면 양극화가 뚜렷했다. 신용점수 800점 초과 고신용자 대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632억 9700만 원 늘어 증가율이 404.9%에 달했다. 특히 900점이 넘는 ‘초고신용자’의 증가분은 467억 300만 원으로 658.6%의 급증세를 보였다.
반면, 중신용자(600~800점) 대출은 같은 기간 105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쳐 증가율이 9.5%에 머물렀다. 저신용자(400~600점) 대출은 10억 7천만 원 줄어 전년동기대비 24.6% 감소했다. 인터넷은행의 사잇돌대출 취급 규모가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서민·취약계층 지원은 뚜렷하게 뒷전으로 밀려난 셈이다.
사잇돌대출은 그동안 고신용자 쏠림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온 정책상품이다. 금융당국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22년부터 공급액의 70% 이상을 신용 하위 30% 차주에게 배정하도록 했고, 올 4월부터는 대상을 하위 50%까지 확대했다.
이 같은 규제 강화 이후 시중은행들의 공급 규모는 크게 줄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5대 시중은행의 사잇돌대출 취급액은 142억 3900만 원에 불과했다.

허 의원은 “시중은행이 외면한 사잇돌대출 공급 공백을 인터넷은행이 메우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저신용자를 외면한다면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도, 제도 취지도 무의미하다”라며, “신용 인플레이션으로 설 자리를 잃는 중·저신용자를 위해 인터넷은행이 ‘사잇돌’로서 본래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sangbae0302@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