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인천국제공항=김용일 기자] “주장 변경? 손흥민 의견도 듣고 결정…카스트로프 적응 도울 것.”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최지인 미국에서 평가전을 치르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이렇게 말하며 ‘월드컵 체제’에 맞춰 새 바람을 불어넣겠다고 다짐했다.
홍 감독은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한국은 7일 오전 6시(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미국과 친선경기를 치른다. 사흘 뒤인 10일 오전 10시엔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멕시코와 현지 두 번째 평가전이 예정돼 있다.
한국 축구가 원정에서 순수 평가전 2연전을 치르기 위해 해외로 떠나는 건 2023년 9월 영국에서 웨일스,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붙은 이후 2년 만이다. 지난 6월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에서 본선행을 확정한 한국은 이번 미국 원정 2연전에서 지난달 국내파로 꾸린 동아시안컵부터 시행한 ‘스리백 플랜B’ 전술을 완전체 모드로 실험하고, 월드컵 개최지 환경을 두루 살필 예정이다.
홍 감독은 26명의 태극전사를 소집했다. 이날 K리거 9명만 동행해 출국했다. 해외에서 뛰는 나머지 17명은 현지에서 합류한다.
홍 감독은 지난달 25일 소집 명단 발표 기자회견 때 나온 ‘주장 변경 가능성’과 관련한 말엔 “앞으로 팀과 선수단에 변화가 있으리라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라며 “모든 구성원의 생각과 의견을 들을 것이다. 또 본인(현 주장 손흥민)의 의견도 듣고 최종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분히 시간이 있다. 나도 2002 한일월드컵 개막 2개월 전에 주장을 맡았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해외 태생 혼혈 선수’로 A대표팀에 가세하는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드바흐)에 대해서는 “가장 중요한 건 대표팀에서, 그 포지션에서 경쟁력을 갖추느냐다. 대표팀에서 편안한 분위기를 느끼도록 최대한 돕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과 일문일답
- 월드컵 개최지 미국으로 가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월드컵 체제의 경기다. 매 경기 중요하다. 결과 뿐 아니라 내년 6월(월드컵 본선 때) 어느 선수가 경쟁력을 지녔는지 실험도 해야 한다. 이번 상대는 우리에게 아주 좋은 파트너다. 물론 부상자가 있으나 이럴 때 어떻게 대안을 두고 할 것인지 찾아야 한다. 최선을 다하겠다.
- 이강인·김민재 등 주력 선수가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하고 있는데.
기대보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개막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 내가 직접적으로 경기 시간을 조절할 순 없다. 선수들이 분발해서 경기에 출전하도록 노력해줬으면 한다. 이번 원정에서 그 부분에 대해서도 선수와 심도 있게 얘기하려고 한다.
- 중앙 미드필더 새 조합이 관건인데, 황인범이 종아리 부상으로 빠지게 됐다.
황인범이 우리의 주축 선수인 건 모든 분이 아실 것이다. 하지만 내 경험으로는 항상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큰 대회 때 부상 변수가 존재했다.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 대안을 지니는 게 중요하다. 그런 것도 준비할 기회라고 생각한다.
- 대표팀 주장 변경을 언급한 게 관심인데.
앞으로 팀과 선수단에 변화가 있으리라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남은 기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이 문제는 나혼자 결정할 것도 아니다. 최종적으로는 내가 결정하나, 그전까지는 모든 구성원의 의견을 듣는다. 본인(현 주장 손흥민)의 의견까지 듣고 결정할 것이다. 충분히 시간이 있다. 나도 2002 한일월드컵 2개월 전에 주장을 맡았다. 주장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도 안다. 가장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논의할 것이다.
- 본선을 대비해서 어떠한 실험을 하고 싶나.
아시아 최종(3차) 예선에서는 플랜A(4-2-3-1)를 두고 지속해서 경기했다. 전술의 완성도가 (100%)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선수의 이해도가 따랐다. 이후 월드컵 본선에서 함께할 플랜B(스리백)를 지난 동아시안컵부터 시행했는데, 이번에 유럽에 있는 선수까지 실험하려고 한다.
- 외국 태생 혼혈선수인 카스트로프에 대한 관심이 크다. 감독께서 현역 시절에도 없던 A대표팀 최초 사례인데.
처음 선택한 일이니 많은 분의 관심이 있다. 우리는 처음이지만 다른 나라는 많은 혼혈 선수가 가세했다. 가장 중요한 건 (카스트로프가) 대표팀에서, 그 포지션에서 경쟁력을 갖추느냐다. 우리가 최대한 돕겠다. 아무래도 다른 선수와 (당장) 원활하게 소통하는 건 어렵지만 그가 한국어 공부도 하는 등 노력하는 걸로 안다. 많은 이들이 협력해서 도와야 한다. 감독인 나 역시 한국 대표팀을 선택한 그가 편안한 분위기를 느끼도록 해야 할 것이다.
- 헹크에서 뛰던 오현규의 독일 분데스리가 이적 보도가 나왔는데.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 아직 결정난 건 아니다. 현지시간(이적 마감 시간)이 조금 남아 있다. 다만 오현규가 (대표팀에 합류하는) 비행기를 타는 시간을 늦췄다. 그 안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 오피셜하게 들은 건 아니다. 기다리고 있다.
-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된 황희찬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는데.
득점을 봤다. 황희찬은 명단 제외 이후 2경기 좋은 모습 보였다. 우리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다. 나 뿐 아니라 모든 스태프, 선수도 잘 안다. 이번엔 정상빈 등을 테스트하기 위해 빠졌다. 언제든 대표팀에 들어와도 이상하지 않다. 지금처럼 계속 좋은 모습 보인다면 팀에 큰 힘 될 것이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