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1일 현재 리그 8위(57승4무61패)

최근 10경기서 키움과 나란히 3승7패

정해영, 10G ERA 9.35·블론세이브 7개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정해영’ 이름이 주는 무게도 상당하니까…”

올라가는 건 힘들어도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속된 말로 선수도 사람이니 매번 경기력이 좋을 순 없다. 가을야구 티켓이 사실상 3장만 남은 가운데 마무리의 부진은 치명타다. KIA 정해영(24) 얘기다.

‘디펜딩 챔피언’의 위엄은 온 데 간 데 없다. 1일 현재 KIA는 57승4무61패로 리그 8위다. 승률은 0.483인데다, 최근 10경기로 좁히면 올시즌 꼴찌 확정인 키움과 나란히 3승7패를 기록했다. 선두 LG에 고춧가루를 뿌린 키움과 달리 직전 KT전에서 2연패를 떠안은 KIA가 처한 상황이 더 암울해 보인다.

KIA는 시즌 초부터 삐그덕거렸다. 김도영을 비롯해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줄줄이 이탈한 탓에 기존 플랜을 가동하기 어려웠다. 전반기 이른바 ‘함평 타이거즈’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면서 가을야구 기대감도 자연스레 높아졌다.

실제 KIA의 전반기 성적은 단독 4위였다. 후반기 들어 거짓말처럼 연거푸 패하더니, 최근에는 6연패에 빠지면서 수직 낙하했다. 페넌트레이스 호흡이 긴 만큼 체력 저하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헐거워진 마운드가 가장 눈에 띈다. 팀 평균자책점 4.53으로 8위고, 불펜은 그보다 한 단계 아래인 9위다.

무엇보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의 부진이 뼈아프다. 전반기만 하더라도 23세이브, 평균자책점 3.25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최근 10경기는 평균자책점이 9.35까지 치솟는다. 이미 2군에서 한 차례 조정기도 거쳤다.

올시즌 정해영은 52경기, 2승7패26세이브, 평균자책점 4.17을 마크했다. 게다가 블론세이브도 7개로, 리그에서 두산 김택연(8개)에 이어 2위 불명예를 안았다. 팀 내에서도 최다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31일 KT전에서는 6-4로 앞선 9회말 등판해 0.2이닝 3실점으로 다 잡은 경기를 눈앞에서 놓쳤다. 직전 두 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정해영의 주무기인 포심 패스트볼의 구위와 구속 역시 예년과 큰 차이가 없다.

이범호 감독은 “볼 끝의 힘이나 ‘정해영’ 이름이 주는 무게에서 타자들이 밀릴 가능성이 크다. 마무리로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며 “정해영이 잘 해줘야 불펜도 잘 돌아간다. 책임감을 조금 더 가지고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던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며 믿음을 보였다.

부담감이 문제인 걸까. KIA에 남은 시간은 얼마 없다. 시즌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뿐 아니라, 3~5위와 격차도 3.5~3경기까지 벌어졌다. 마무리가 반등하지 못하면 가을야구와 멀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