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8위 추락 KIA, ‘5강 불씨’ 되살렸다

마지노선 5위 롯데·삼성과 2경기 차

12일 역전승→13일 선발+타선 맹활약

“수단과 방법 불문하고 이겨야” 의지 활활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흔들리던 호랑이 군단이 연승을 장작 삼아 5강 불씨를 지폈다.

9월 초만 하더라도 4연패 수렁에 빠진 탓에 가을야구와 점점 멀어지던 KIA가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13일 현재 KIA는 61승4무65패, 승률 0.484로 리그 8위다.

표면적으로 순위는 최하위권이지만,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롯데·삼성과 격차는 2경기 차에 불과하다. 최근 2연승을 내달린 덕이 크다.

무엇보다 3위부터 5위는 ‘다닥다닥’ 붙어있다. 승률 역시 5할 언저리에, 격차도 3경기 안팎인 만큼 그 누구도 안정권에 들었다고 보기 힘들다.

각 팀 사령탑은 올시즌 순위 경쟁 최대 복병으로 ‘연패’를 꼽았는데, 순위권에도 여실히 반영되고 있다. 연승 가도를 달리는 KT는 4위, 롯데는 위로 올라섰다. 연패에 빠진 삼성은 3위를 넘보다 다시 밑으로.

시즌 초반부터 순탄치는 않았다.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거 이탈하면서 전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나 ‘함평 타이거즈’를 주축으로 이른바 ‘잇몸 야구’를 펼친 덕분에 전반기를 4위로 마치며 쾌재를 불렀다.

희망은 오래가지 않았다. 후반기에 접어들자마자 삐그덕거리더니, 8위까지 추락했다. 페넌트레이스의 호흡이 워낙 길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겠지만, 타격감이 식은 데 이어 불펜마저 고전했다.

특히 이의리와 정해영의 동반 부진이 뼈아팠다. 팀 타율을 비롯해 평균자책점은 각각 6위, 7위를 기록했다. 불펜은 이보다 아래인 8위다.

‘야구는 기세’라는 말처럼 불과 이틀 사이 운명은 뒤바뀌었다. 12일 두산전에서 김선빈의 끝내기 안타를 통해 5-4 역전승을 따내더니, 13일 LG전에서는 이의리의 호투와 타선의 맹활약에 힘입어 6-3으로 이겼다.

5강권에도 한 걸음 다가선 값진 승리다. 물론 현실적으로 남은 10경기 모두 이겨야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연승 흐름을 탔으므로 아예 불가능한 일도 아닌 셈이다.

선수단 역시 간절하다. 최형우는 “수단과 방법을 불문하고 이겨야 한다”며 “다른 팀의 승패를 떠나서 저희가 여태 못한 걸 만회해야 한다. 유종의 미는 거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굳건한 의지를 내비쳤다.

간절함은 경기에도 투영됐다. 최형우는 경기 막판 대타로 나선 12일 경기에서 역전의 물꼬를 트며 팀 승리에 크게 이바지했다.

KIA는 지난 시즌 7년 만에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저력은 분명한 팀이다. 이제 더는 물러설 곳 없는 호랑이 군단이 막판 스퍼트로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