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삼성가 4세 이지호의 선택이 한국 사회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39개월간 해군 장교 복무에 나선 것이다.

자연스럽게 20여 년 전, 병역 기피 논란의 대명사로 남은 유승준(스티브 유)이 소환된다.

이지호(24)씨는 지난 15일 제139기 해군 학사사관후보생으로 진해 해군사관학교에 입소했다. 11주 훈련을 마친 뒤 오는 12월 1일 소위로 임관해 장교로 복무한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나 복수국적을 보유했지만, 시민권을 내려놓았다. 스스로 군입대를 강하게 자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삼성가 4세가 보여준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유승준은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방송과 인터뷰에서 “군대 가겠다”던 그는 2002년 돌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을 회피했다. 법무부는 그의 입국을 금지했고, 이후 수차례 소송에도 국민 여론은 싸늘하다. 지금도 ‘기만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 재벌가 자녀들의 군대 선택

이지호씨만이 아니다. 재벌가 자녀들 가운데는 책임 있는 군 복무로 주목받은 이들이 많다. SK 최태원 회장의 딸 최민정씨는 2014년 해군 장교로 자원 입대, 청해부대 파병까지 다녀왔다.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 최성환씨는 해병대 수색대에 자원했다. 코오롱그룹 4세 이규호 부회장은 현역 육군으로 복무하며 레바논 동명부대 파병까지 자원했고, 미국 시민권을 내려놨다.

신세계 정용진 회장의 장남 정해찬씨도 육군 만기 전역 후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군입대에 남다른 해외 명문가도 있다.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은 5대 170년 동안 해군 장교 복무 전통을 지켰다.

페덱스 창업자 프레드릭 W. 스미스도 해병대 장교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록펠러 가문 역시 2차 세계대전 당시 장교로 참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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