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의 다시 가을, 김범수가 달라졌다

시즌 2승 1패 6홀드 2세이브, ERA 2.25 기록

WHIP는 지난해 1.56에서 1.08로 대폭 낮춰

“플레이오프, 더 적극적으로 던지겠다”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이제는 흔들리지 않는다.”

7년 전에는 ‘즐기지 못했던’ 가을이었다. 이제는 마운드 위에서 팀의 무게를 짊어진다. 한화의 왼손 필승조 김범수(30)가 두 번째 가을야구를 앞두고 있다. 더 단단해진 자신감. 진짜 ‘가을의 투수’가 되려 한다.

김범수는 올시즌 73경기 48이닝, 2승1패6홀드2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어느덧 데뷔 11년 차 베테랑. 어느 때보다 안정적이다. 그는 “아프지 않고 한 시즌을 잘 마친 것 같다. 이렇게 좋은 시즌은 처음”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특히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이 지난시즌 1.56에서 1.08로 대폭 낮아졌다. 얼마나 성장했는지 잘 보여주는 수치다.

김범수는 “(WHIP가) 확연하게 줄었다. 볼넷이 적었고, 안타도 많이 맞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며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타자 상대 방법을 잘 짚어주셨다. 자신감이 생겼고, 좋은 흐름으로 이어졌다”고 힘줘 말했다.

한화에서 2018년 준플레이오프(준PO)를 경험한 몇 안 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당시 넥센(현 키움) 4경기에 모두 등판해 3.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한화는 시리즈 1승3패로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실패했다.

그래서일까. 당시 기억은 ‘즐기지 못한 가을’이다. 김범수는 “그땐 그냥 나가라면 나갔다. 이게 가을야구인가 싶었다. 바로 탈락하기도 했고, 즐길 새도 없었다”며 “지금과 많이 다른 것 같다”고 소회했다.

당시 23세다. 이제 30세. 분명 다르다. 젊은 불펜진을 이끄는 중심이다. “이젠 내가 흔들리면 팀이 흔들릴 수도 있다. 잘 알고 있다”고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PO를 앞두고 평소와 다름없이 몸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마음가짐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큰 경기일수록 타자들은 시즌 때보다 공을 더 신중하게 볼 것이다. 양상문 코치님께서 ‘그럴수록 더 적극적으로 던질 준비를 해야 한다’고 하셨다”며 “어차피 볼을 던질 바엔 초구부터 자신 있게 던지는 게 낫다. 공격적인 피칭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가을야구는 김범수에게 또 한 번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한화는 젊은 선수와 베테랑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팀으로 거듭났고, 김범수가 중심을 잡는다.

김범수는 “가을야구를 해본 선배들과 처음 경험하는 후배들이 반반이다. 내가 딱 그 중간”이라며 “이 조화가 어떻게 어우러질지 궁금하다. 나도 좋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범수는 더 이상 ‘경험을 쌓는 선수’가 아니다. 그는 한화의 가을 마운드를 책임질 ‘기둥’으로 서 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