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이 19일 막을 내렸다.
마지막 순간까지 화면을 압도한 인물 중 하나는 양미숙이다. 굴지의 대기업 회장이자 수양딸 서종희(신예은 분)를 향한 뒤틀린 집착을 품은 양모.
배우 서재희는 이 복합 캐릭터를 어긋난 모정의 결로 촘촘히 채우며 극의 긴장도를 끌어올렸다.
최종회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선명GK다. 미스코리아 본선에 오른 수양딸을 괴롭힌 노무과장(박지환 분)을 “처리하라” 지시하는 장면에서, 살벌한 대화와는 대조적인 여유로운 태도는 섬뜩함을 극대화한다.
그러나 양미숙의 설계는 무너진다. 노무과장은 살아 돌아왔고, 모든 계략을 눈치챈 서종희마저 떠났다. 결국 양미숙은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되는 결말을 맞으며 안방극장을 마지막까지 얼어붙게 했다.

서재희의 진가는 서사의 폭이 클수록 빛났다는 평가다.
초반엔 저릿한 비밀로 시청자의 감정을 흔들었고, 중·후반부에는 냉혈한의 민낯과 비뚤어진 모정을 교차시키며 서늘한 공기를 만들었다. ‘카리스마의 정점’과 ‘무너지는 인간’ 사이, 단 한장면 안에서도 호흡·시선·톤을 다르게 써 내려간 변화의 결이 강렬하다.
종영을 맞아 서재희는 소속사 UL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애정 어린 인사를 전했다.
그는 “백번의 추억을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현장에서 매 순간 함께 땀 흘려준 모든 스태프분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김상호 감독님의 새로운 출발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으로 작품을 선택했고, 함께 작업할 수 있어 참 행복했고 감사한 순간들이었습니다. 이 드라마가 누군가에게는 설렘으로, 누군가에게는 추억과 그리움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삶의 용기로 가닿았기를 바랍니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소망을 남겼다.
주말 밤을 책임진 고퀄 연기를 증명한 서재희는 지니 TV ‘착한 여자 부세미’로 열일 행보를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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